김정일(좌)과 차베스

미사일·석유 맞바꾸기?
“김치사러 평양 가겠나” 反美 공동전선에 촉각


남미 반미전선의 기수를 자처하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날 의사를 밝혔다. 두 나라의 관계가 미사일과 석유를 교환하는 단계로 나아갈지 주목되고 있다.

차베스 대통령은 그동안 방북 계획에 대해 여러 차례 말해왔는데, 지난 24일 외신기자들과 만나서는 “기술·과학 분야에 대한 양국간 협정을 위한 것”이라고 목적을 밝혔다. 방북 시기는 밝히지 않았다.

양국은 1974년 수교했으나 1998년 차베스 대통령 집권후 정치·경제적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양형섭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부위원장은 베네수엘라를 방문, “미국의 압력과 협박에 양국이 공동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한 달 후쯤 북한 경제사절단이 다시 베네수엘라를 방문했고 베네수엘라 혁명정치위원회 의장인 기제르모 가르시아 폰세도 수 차례 북한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관계자는 이와 관련, “북한이 곧 베네수엘라에 대사관을 설립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양국이 반미전선을 형성하면서 석유와 미사일을 교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 미군 관계자는 최근 언론인터뷰에서 “북한이 김치를 팔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사일 기술 판매가 유일한 목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베네수엘라는 최근 러시아로부터 10만 정의 AK-103 소총 제작권을 구입했고, 수호이 전투기 구입에 관심을 보이는 등 군사력 강화에 관심을 쏟고 있다.

차베스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의 침공을 막기 위해선 무기가 필요하다”고 말해왔다./안용균기자 ag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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