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29일 개성서 체육회담 개최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남북한 정상에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단일팀 참가를 요청하는 친서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로게 IOC위원장은 지난 7일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IOC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남북한 단일팀이 참가할 수 있도록 적극 도울 계획이며, 남북 양측도 노력해 달라’는 취지의 서한을 각각 보냈다고 23일 정부와 체육계 관계자가 밝혔다.

IOC 수장인 로게 위원장이 남북단일팀 구성 방안과 관련해 노무현 대통령은 물론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까지 서한을 보낸 것은 처음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해 7월 싱가포르 IOC총회에 앞서 김정길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을 통해 “태권도가 올림픽 종목으로 잔류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협조 서한을 로게 위원장에게 보냈었다.

로게 위원장은 남북한이 베이징대회 단일팀 구성방안을 논의하는 초기 단계부터 주도적인 역할을 맡아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2003년 3월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국가올림픽위원회총연합회(ANOC) 기간 로게 위원장의 주재로 당시 이연택 KOC 위원장과 조상남(사망) 조선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이 만나 단일팀 구성에 원칙적인 합의문을 발표했었다.

이후 로게 위원장은 지난 2월 토리노동계올림픽과 4월 ANOC 서울총회 등에서 “남북단일팀이 베이징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선 8월 이전까지 최종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 IOC는 적극 도울 계획”이라고 여러차례 지지의사를 표명했었다.

로게 위원장 서한이 남북 정상에게 전달된 직후 남북한이 6개월째 중단됐던 체육회담 개최에 합의한 것으로 드러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종석 통일부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베이징올림픽 단일팀 구성을 위해 29일 개성에서 남북체육회담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남북한은 지난 해 12월 개성에서 단일팀 구성을 위해 1차 회담을 가졌으나 선수단 구성 방안과 합동훈련 등을 놓고 지나치게 이견을 보여 수 개월째 협상이 중단된 상태였다.

특히 최근 국제 이슈로 떠오른 ‘북한 미사일 발사 위기’ 사태로 인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마저 연기된 상황에서 남북한이 로게 IOC위원장의 요청으로 체육회담을 재개,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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