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다음 수는 무엇일까.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북한의 태도는 발사 위협에서 협상 제의로 바뀌었다. 그러나 미국측이 “6자회담 복귀가 우선”이라며 미·북 양자회담을 거절함에 따라 북한은 진퇴양난의 지경이 됐다.

북한이 어떻게 이를 돌파하려 할지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의 선택에 따라 한반도 안보 환경은 다시 요동을 칠 가능성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미국이 대북 군사공격까지 거론함에 따라, 북한이 당분간 움츠러들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박용옥 한림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미국이 미사일 요격을 거론하는 등 매우 강하게 대응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북한은 당분간 미사일 발사 카드를 다시 꺼내지 않고 상황 변화를 주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도 “북한이 외부변화에 일절 반응하지 않은 채, 전략변화를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다른 카드를 들고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현 상황에서 미사일을 발사하게 되면 대미 카드가 없어지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이런 상황은 날씨 탓도 있을 것이라고 군 당국자는 밝혔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대가 위치한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의 기상 상황은 22일 현재 간간이 소나기가 내렸고, 앞으로 1주일간은 구름이 낄 것으로 예보돼 발사가 쉽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더구나 주말부터는 장마가 시작된다.

미국이 북한의 제의를 거절함에 따라 북한이 다시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란 분석도 상당하다. 해외투자회사인 TCD의 북한전문가 동용승 부사장은 “북한은 현재의 국면을 마냥 끌고 나가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사일을 직접 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 국책연구기관의 연구원도 “정부가 북한이 하는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위험하다”며 “북한은 미사일 발사 등 여러 가지 상황을 놓고서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북한이 북핵 6자회담에 전격적으로 나올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미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힐 차관보의 ‘6자회담에서 구체적인 아이디어 검토’ 언급을 들어 복귀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외교안보연구원 김성한 교수는 이런 메시지를 계속 보낼 필요가 있다고 했다./이하원기자 may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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