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들 “요격 능력 의심스럽고, 국제사회 반발 예상”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대포동 2 호를 실험 발사할 경우에 대비, 미국이 이를 요격하기 위한 미사일 방위(MD) 시스템을 가동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과연 미국이 요격을 강행할 지 또한 실제 요격 능력은 있는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실험 발사가 미국으로서는 MD를 실험할 기회를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으나, 여기에는 몇가지 우선적인 고려 사항이 있다고 AP가 국방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먼저 요격을 불사할 것이냐 하는 점과 만일 요격에 실패하면 어떻게 될 것인가, 또한 요격에 따른 북한과의 긴장 고조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냐는 것이다.

미국방부 관리들은 “북한의 미사일 실험 발사가 적대적인 의도를 가진 것일 수 있기 때문에 요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으나 실제 요격을 강행할 경우 실패하든 성공하든 그 파장이 결코 작지 않기 때문이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로버트 아인혼 연구원은 “북한이 실험 발사한 미사일을 미국이 격추할 경우 미국에 대한 매우 강력한 국제적인 반발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 미국이 요격을 감행하지 못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근심하는 과학자들 연맹’ 회원인 데이비드 라이트는 부시 행정부가 북한의 미사일을 격추할 능력이 있다고 평소 주장해온 것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그는 “그같은 주장은 수사적인 것에 불과하다”면서 “미국의 미사일 방위능력은 과시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즉, 요격 능력도 안되는 상태에서 미국이 공연히 헛소리만 늘어 놓고 있다는 것이다. 그간의 실험에서 MD의 성공률은 20%도 안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미국이 이번에 북한 미사일 요격 유혹을 받는 것은 지난 1998년 북한의 대포동 1호 미사일 발사 당시 속수무책이었던 것과는 달리 그 이후 지속적인 예산이 투입된 덕분에 이제는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에 모두 11기의 지상 발사용 요격 미사일 방위 시스템이 갖춰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2002년 부터 작년까지 계속된 MD시스템 실험에서 계속 실패한 전력 때문에 MD 능력은 늘 의문시 돼왔다.

미국방부 미사일방위청(MDA)은 지난 1월 의회에서 북한이 알래스카와 미국 본토에 7기의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에 대비한 워게임을 실시했었다.

당시 알래스카쪽으로 발사된 것은 막지 못했으나 본토쪽으로 날아드는 6기는 모두 요격에 성공하는 것으로 시범을 보였었다.

미국의 MD 지휘통제 시스템은 최대 시속 2만4천km의 속도로 접근해오는 적의 미사일을 탐지 추적하는 장치들을 요격 미사일 부대와 연결하는 것이다.

즉, 위성 및 지상 레이더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전파함으로써 워싱턴, 네브래 스카, 알래스카, 하와이의 지휘관들이 요격 명령을 내리도록 해주는 것.

당시 워게임에 동원된 MD 시스템은 한국의 패트리어트 PAC-3 포대와 일본 근해의 함선에 있는 해군 SM-3 요격 미사일, 지상에 배치된 10기의 전략 요격 미사일(알래스카 8, 남부 캘리포니아 2)들이었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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