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丁世鉉) 전 통일부 장관은 21일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사일 발사문제 등 돌출상황 때문에 ‘6월 방북’을 연기한다는 입장을 공식발표했다.

정 전 장관은 이어 “6월말에 북한에 가기에는 적절치 않지만 계속 협의를 하겠다는 의사를 김 전 대통령에게 말했고, 김 전 대통령도 ‘그렇게 하라’고 하셨다”고 소개했다.

다음은 정 전 장관과의 일문일답

--‘6월 방북’은 예정대로 진행되는가.

▲여러분이 잘 아시는대로 돌출상황 때문에 지난 5월달에 합의가 됐던 김 전 대통령의 6월 방북은 사실상 어렵게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오늘이 21일인데 준비하기에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방북초청은 여전히 유효하고 김 전 대통령께서도 여러가지 준비를 많이 해오셨기 때문에 차기 (실무) 접촉 날짜를 협의하고 있다.

--미사일 국면이 나아지지 않으면 무기연기인가.

▲미사일 국면이라는 것은 시간이 가면 가닥이 잡힐 것이고, 그렇게 되면 원래 우리가 추진하던 일에 대한 불리한 여건 중의 하나가 해소되는 셈이다.

--차기 실무접촉은 언제 이뤄지나.

▲6월말 방북은 어렵게 됐고 미뤄질 수밖에 없다. (남북간) 의사소통 채널이 있고 주고받는 내용을 종합해 볼때 지금은 물리적으로도 어렵게 됐지만 저쪽(북한) 상황은 미사일 국면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이해가 되고 현재로서는 그 부분(미사일 국면)은 넘어가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차기 실무접촉 일정을 제시했나.

▲저쪽 상황을 봐가면서 날짜를 잡아야 한다. 지금 미사일(발사문제)와 관련해서 북쪽도 고려해야 될 요소들이 많기 때문에 날짜를 못박아서 하는 것이 좀 그렇다. 어느 정도 분위기가 조성되면 그때 가서 해야한다. 접점을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언제쯤이면 가능한가.

▲우리가 협상하면서 (일정을 제시하면) 상대방에 대한 압박 비슷하기 때문에...

--광주에서 열렸던 6.15 축전 행사시 남측의 요구안은.

▲협상 중에 있었던 얘기는 말하지 않는 것이 상대방에 대한 도리다. 우리 쪽에서도 내용을 공개하는 것은 협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체로 짐작하는 것들이다. 내용을 구체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광주 6.15 행사에서 6월 방북문제가 최종 조율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6월부터 미사일 상황이 에스컬레이트 되지 않았는가. 그것(미사일 상황)을 서로 실무접촉하고, 비공개 접촉하면서 문책하는 식으로 얘기할 수 없고 해명하라는 식으로 할 수는 없다.

--6월 방북 연기 결정은 우리 쪽에서 시기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해 연기했다고 봐야 하는가.

▲의견과 접점을 찾아나가는 식으로 하기 때문에 남북 간에는 의사소통 과정에서 상대방의 의중을 읽고 하는 경우가 많다.

--김 전 대통령과 알렉산더 버시바우 미 대사와의 면담이 연기결정에 영향을 미쳤는가.

▲(김 전 대통령측 최경환 비서관) 오래 전에 잡힌 일정이었고, 어제(20일) 김 전 대통령께서 버시바우 대사에게 방북 상황을 쭉 설명했다. 거기에 대해서 버시바우 대사는 ‘다음주든, 그 이후이든 평양을 방문하시게 되면 워싱턴의 생각을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에게 전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대북방북 재고를 요청했다는 얘기는 맞지 않다. 김 전대통령은 방북을 민족을 위한 여생의 마지막 봉사로 생각하시는 것 같다. 상황이 어렵지만 그 뜻을 계속 지켜나갈 것으로 본다.

--워싱턴의 입장이 미사일 문제 해결인가.

▲(최경환 비서관) 그건 여기서 말씀드리기 그렇다.

--북측에서 김 전 대통령을 초청할 의지가 박약한 것은 아닌가.

▲그야말로 비관적인 추정에 불과하다. 그런 것을 읽어낼 수 있는 아무런 징조나 근거는 없다. 어디는 심지어 (북한이) 계산까지 한다는 식으로 타산적으로 해석하던데 그렇지 않을 것이다.

--방북연기 결정이 공식적으로 북한에 전달됐나.

▲이런 형식을 통해서 의사전달이 되는 것이다. 서로가 귀를 열어놓고 있지 않은가. 국민을 상대로 설명하면 자연히 북쪽에 그 뜻이 전달되는 것이다. 협의중이라고 표현했는데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전달이 되는 것이다.

--7∼8월은 무더운 여름이라 김 전 대통령의 건강문제 등으로 인해 사실상 방북하기가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비바람 친다고 계속 그렇게 되겠는가. 덥다고 못가는가. 여러분들이 그렇게 생각해서 그런 것 아니겠는가./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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