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의 북한 방문때 북측 인사에게 줄 선물로 제작 의뢰된 것으로 알려진 강진 고려청자에 대해 김 전 대통령측이 이를부인해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강진고려청자사업소에 따르면 지난 3월 중순께 김 전 대통령의 가까운 인척인 이모(78)씨로부터 방북때 쓸 것이라며 청자 제작 주문을 전화로 받은 뒤 최근 작업을 모두 마쳤다.

청자사업소는 지난 4월중순께 이씨와 함께 온 모 기념사업회 김모(77) 회장측의 신용카드로 계약을 했으며 가격은 1점에 65만원씩, 5월말까지 납품하기로 했다.

제작한 청자는 국보 68호를 그대로 재현한 높이 50cm 가량의’청자상감 운학문매병 7점과 ’상감모란문매병’ 23점 등 모두 30점이며 ’평화통일’ 글씨 밑에 후광 김대중, 수송 이희호’ 등의 글이 새겨져 있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 비서관인 최경환씨는 “아직 북한방문이 최종 확정되지 않아 선물마련은 물론 청자자체를 제작,주문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재북(在北) 독립지사 후손들이 따로 방북을 추진하면서 선물용으로 마련한 것 같다”며 “김 전 대통령 친필은 글씨를 하나 써 달라는 요청이 있어 써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김 전 대통령 인척인 이씨는 “김 회장이 방북 선물에 새길 김 전 대통령 휘호를 하나 받아달라고 해 그렇게 해 줬다”며 “주문한 청자는 김 전대통령의 방북 선물용이 아닌데 사업소 직원들이 오해한 것 같다”고 말했다.

고려청자 사업소 관계자는 “지역의 군 사업소에서 제작 의뢰인이 말하지 않고서야 대통령 인척여부는 물론 방북 선물용 등을 어떻게 알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논란이 되고 기념사업회는 이번 김 전대통령 방북때 동행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애매한 시기에 이른바 ’DJ휘호 청자’를 제작한 의도에 의문이 일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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