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대북 경수로사업의 산 증인이며 정부 내 최장수 공무원으로 꼽히는 장선섭(張瑄燮.71) 통일부 경수로사업 지원기획단장이 19일 퇴임한다.

장 단장의 퇴임은 지난 달 31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KEDO 집행이사회에서 대북 경수로 사업이 공식 종료됨에 따른 것이다.

공직생활을 시작한 지 44년 만에, 그리고 차관급인 경수로단장을 맡은 지 10년 4개월 만에 공직을 떠나는 것이다.

그는 서울대 법대를 나와 고등고시 13회로 1963년 외무부에 발을 들여놓은 정통 외교관이다. 유엔대표부 참사관과 외무부 미주국장 등 옛 외무부 요직을 거쳐 프랑스 대사를 마친 뒤 1996년 2월부터 경수로단장을 맡았다.

경수로단장으로 10년 넘게 일하면서 `장 대사님'보다는 `장 단장님'으로 부르는 사람들이 더 많을 정도다. 소탈하고 인간적인 성품으로 따르는 직원들도 많다.

그는 계약 만기를 앞둔 지난 해 말에 이미 사의를 표시했지만 당시 정동영 통일 부 장관 등의 만류로 지난 1월 계약을 1년 연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수로사업 청산방법을 둘러싼 협상을 마무리해 달라는 부탁을 거절하기 힘들었던 것이다.

특히 그는 지난 달 KEDO 집행이사회에서 사임 의사를 밝힐 때까지 2000년 9월부터 6년간이나 KEDO 집행이사회의 `체어맨'을 겸임했다. 유창한 영어와 일어 실력으로 KEDO 집행이사국 대표들로부터도 신망이 두터웠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우리의 이익을 반영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도 낳고 있다.

통일부는 떠나는 그를 위해 19일 오후 조촐한 퇴임식을 열 예정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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