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시 부시 미국 대통령은 2주일전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미사일 실험을 중지토록 영향력을 행사해 줄 것을 요청한바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미국이 북한의 미사일 실험 움직임을 5주일 전에 포착, 처음엔 관심을 끌려는 행동 정도로 여겼으나 지금은 실험 가능성을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부시 행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지난주 화요일 리자오싱(李肇星) 중국 외교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북한의 미사일 실험을 중지시키기 위한 영향력을 발휘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관리는 이어 부시 대통령도 2주일전 후진타오 주석과의 전화 통화에서 라이스 장관과 유사한 부탁을 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북한은 빠르면 이번주말 대륙간탄도미사실 발사실험을 하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해온 것으로 보인다고 미 관리들이 전했다.

북한이 이번 실험을 강행할 경우 지난 1998년 일본을 넘어 3단계의 대포동 1호를 시험 발사한 이후 처음으로, 북한은 1999년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유보한다고 선언했었다.

미 관리들에 따르면 북한이 다단계의 대포동 2호 미사일 실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징후가 포착된 것은 5주일 전.

부시 행정부 관리들은 당초 북한의 이런 움직임을 이란에 집중돼 있는 워싱턴의 관심을 끌고 평양과의 직접 대화 요구에 응할 것을 압박하는 수단의 하나로 여겼던게 사실이다.

한 고위 관리는 "그들은 미사일 발사와 일치되는 예비 조치들을 취해왔다"면서 "그들이 정말 끝까지 가려는 것인지, 아니면 단지 `나를 무시해선 안될 것'이라고 말하려는 것인지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포동 2호에 대한 미국의 정보는 제한돼 있지만 국가정보평가(NIE)는 대포동 2호가 상당한 규모의 탄두를 적재한채 북미 지역 전역에 도달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실험은 연쇄 반응을 일으켜 미국은 미사일 방어체제 구축을 위한 예산배정을 강화하고, 일본의 핵정책을 재고하라는 강경파들의 움직임이 강화될 수도 있다는게 뉴욕타임스의 분석.

이와 관련, 2주일전 북한이 크리스토퍼 힐 6자회담 수석대표의 평양방문을 초청했을 때 중국에 요청하는 것 이외에 이렇다할 선택 방법이 없는 미국이 `먼저 6자회담에 복귀하라'며 즉각 거절한 것은 잘못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제 와서는 북한이 미사일 발사 위협에 대한 보상이라고 여기기 때문에 힐의 방북을 수락할 수도 없게 됐다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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