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둘러싸고 각종 정보와 관측이 제기되면서 북한이 장거리 탄도미사일인 대포동 2호 발사기술을 확보했는지 주목된다.

또 북한이 1998년에 이어 8년만에 발사하려는 탄도미사일의 사거리가 미국본토를 위협할 수 있을 만큼 타격력과 정확도가 신장됐는지 등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대포동 2호의 기술수준은 = 북한이 대포동 2호를 아직 발사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지만 대포동 1호 보다는 성능이 상당히 개선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북한이 미사일 사거리와 추진력 등에 대한 아무런 성능개선 없이 8년만에 미사일을 발사해 만약 실패로 드러날 경우 북한으로서도 ‘체면’을 구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북한은 연간 미사일 관련 기술 수출 등으로 15억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 같은 수입선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일단 미사일의 성능이 개선됐다는 점을 내외에 선보일 의도도 있다는 관측이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대포동 2호의 사거리를 최소 6천㎞, 최대 1만2천∼1만5천㎞로 추정하고 있다.

이 같은 사거리는 미 본토 서부까지는 충분히 도달할 수 있고 탄두 무게를 줄이거나 미사일을 대기권 밖으로 진입시키면 뉴욕 등 미 동부까지도 타격 대상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대포동 미사일이 주는 가장 큰 위협은 정확도의 고저를 차치하고 전략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라는 점에서 나온다.

미국 본토에만 도달할 수 있을 정도라면 굳이 핵무기와 같은 대량살상무기(WMD)가 아니더라도 수류탄 같은 재래식 무기만 장착해도 특정국의 안보에 상당한 위협을 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대포동 미사일 역시 다른 ICBM과 마찬가지로 아주 세부적인 타격목표가 아닌 보다 포괄적인 ‘전략 지역’을 타격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이것만으로도 충분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북한은 동북아는 물론 미국의 안보를 위협할 만한 충분한 미사일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북한은 특히 미사일 시험발사 등을 통해서 미사일의 완성도를 높여나가면서 한편으로는 ‘미사일 기술’을 정치적 목적을 위한 협상카드로 활용하고 있다.

데이비드 밸코트 주한 미8군사령관도 16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과 관련해 “우리는 북한이 그런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것이 위협이 된다는 가정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이 8년전에도 대포동 1호 미사일 발사에 실패한 점을 들어 이번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6자회담 등을 둘러싸고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위장행위’로 보는 시각도 있다.

◇‘대포동 1호’ 실패 경험 = 북한이 1998년 8월31일 함경북도 무수단리에서 발사해 전세계를 놀라게 했던 대포동 1호 시험은 결국 실패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대포동 1호가 실패했다고 보는 근거는 3단계 추진체에 장착된 탄두의 최종 낙착지점을 북측이 확인하지 못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전문가들은 탄두가 대기권에 진입하지 못해 공기 마찰로 타버렸으며 이로 인해 북한이 탄착지점을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1단계 및 2단계 로켓이 적어도 각각 캄차카 반도와 태평양 공해상에 떨어졌어야 하는데 블라디보스토크와 북해도 인근에 떨어져 사거리 측면에서도 실패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반면 북측은 대포동 1호 발사 한 달 뒤인 1998년 9월4일 로켓에 탄두가 아닌 인공위성을 장착한 ‘광명성 1호’를 발사했으며 현재도 인공위성이 지구궤도를 돌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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