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0월 ‘위기설’ 당시 선물 전달
美관보 “‘김정일 장군’ 명의, 290달러 상당” 명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004년 리처드 마이어스 당시 미 합참의장에게 백제 금동향로를 선물한 것으로 드러나 배경과 경위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미 국무부가 15일 관보에 게재한 ‘연방 공무원들이 외국 정부 인사들로부터 받은 2004년도 선물 목록’에 따르면 김정일 위원장은 마이어스 당시 미 합참의장에게 백제 금동대향로를 선물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짜 연방 관보에는 “마이어스 합참의장이 2004년 10월 21일 ‘장군 김정일, 조선 노동당 총서기’로부터 290달러 상당의 백제 금동대향로를” 선물받은 것으로 수록돼 있다.

연방 관보는 “선물을 받지 않을 경우 공여자와 미국 정부에 당황스러움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어” 선물을 받은 것으로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관보는 또 이 선물이 미 연방정부 총무처로 이관됐다고 명시했다.

미 국무부 의전국은 매년 대통령을 비롯한 연방 정부 고위 공직자들이 외국 정부 인사들로부터 받은 선물 목록을 관보를 통해 게재하고 있으며, 올핸 2004년도 선물 리스트가 공개됐다.

관보에는 김정일 위원장이 마이어스 당시 합참의장에게 금동향로를 선물한 배경이나 더이상의 정황 등은 나와 있지 않다.

그러나 김정일 위원장이 선물을 전달한 2004년 10월 21일은 미국 대통령 선거를 한 달도 채 남겨놓고있지 않은 시점이었으며, 미국이 북한의 핵개발 강행을 저지하기 위해 선제공격을 감행할 것이란 ‘10월 위기설’이 나돌고 있던 때여서 그 배경에 관심을 더하고 있다.

북한은 2002년 우라늄 농측 핵프로그램 보유 사실을 시인한뒤 6자회담의 장기 교착상태가 지속돼 2004년 10월 미국이 핵개발을 저지하기 위한 선제공격을 감행할 것이란 미국 언론의 보도가 나오는 등 ‘위기설’이 제기된 바 있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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