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발사실패ㆍ요격 이중부담 고심중인 듯”

북한이 대포동 2호로 추정되는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대에 장착해 실제 발사할 때까지 대략 10여일 정도 소요될 것으로 군사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전장 30여m로 추정되는 대포동 2호 미사일 본체는 기중기를 이용해 발사대에 장착하기 때문에 반나절이면 충분하다.

1998년 8월31일 발사한 무게 25t 가량의 대포동1호 미사일도 이 같은 방식으로 발사대에 장착했다는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발사를 위한 마지막 단계인 연료주입에 소요되는 기간이 7일 가량 소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3단 로켓으로 이뤄진 이 미사일을 발사하는데는 액체연료가 필요하다.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보유한 모든 국가들은 시험단계에서 반드시 액체연료를 주입한다는 것.

군내 미사일.핵무기 전문가인 신성택 대령은 “지름 2.4m, 길이 16.2m의 1단 로켓에 액체연료를 넣는 데는 4일, 지름 1.2m, 길이 16m의 2단 로켓에는 3일 가량 각각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탄두나 위성 등 탑재체를 최종 목표지까지 운반하는 마지막 3단 로켓은 사전에 고체연료가 넣어진 상태로 조립되기 때문에 연료를 주입하기 위한 별도의 시간이 필요치 않다.

따라서 장거리 탄도미사일에 연료를 장착해 발사하기까지는 최소 7일에서 최대 10일이 소요된다는 게 신 대령의 설명이다.

액체를 주입할 때 여러 날이 소요되는 것은 폭발 위험성 때문이다.

가솔린이나 시너 같은 고휘발성 연료에 TNT의 원료인 질산을 비롯한 마그네슘 같은 금속물질을 촉매제로 섞어 제조하는 액체연료를 로켓 연료통에 고압으로 주입하기 때문에 속도를 내면 알갱이들이 서로 충돌해 폭발하게 된다는 것.

더욱이 1단 로켓에 필요한 액체연료 무게만 수t에 이르기 때문에 연료를 모두 채운 다음 미사일을 발사대에 세우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그래서 미사일을 발사대에 세우고 난 뒤 연료를 주입하고 있다.

연료를 주입할 때는 흰색 연기가 나는데 이는 액체연료 온도가 바깥 온도보다 낮도록 제조됐기 때문이다.

군사위성 또는 RC-135 정찰기 등은 이 같은 연기로 액체주입 단계를 포착하고 있다.

이와 함께 로켓에 연료를 모두 채웠으나 발사를 포기하고 이를 빼내려면 최소 20여일이 소요된다.

하지만 이를 로켓 연료로 다시 사용하려면 첫번째 제조했던 방법대로 재배합해야기 때문에 연료를 채우는 순간부터 발사의도가 있는 것으로 봐야한다는 것이다.

정보당국에 따르면 현재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옛 대포동)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기지에 설치된 33m 높이의 발사대에는 미사일 본체가 아직 세워져 있지 않다.

발사대 뿐 아니라 유도탄 조립시설, 발사통제시설, 지원시설 등을 갖추고 있는 이 기지 주변으로 여러 대의 트럭이 움직이는 장면만이 군사위성에 포착되고 있으며 발사를 확증할 만한 기술적인 단서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고 정보당국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

그러나 북한은 기지 인근 지하기지에 미사일 본체를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발사결심이 서면 이를 꺼내 발사대에 세울 것으로 추정된다.

신 대령은 “북한은 미사일이 발사되면 일본과 미국의 군사위성이 실시간으로 탄도 궤적을 추적하기 때문에 1998년 8월처럼 실패할 것에 대한 부담이 있을 것”이라면서 “특히 동해상에 배치된 미국의 이지스함에 요격당하면 ’미사일 장사’에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해 실제 발사를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사일 기술 이전 로열티로 연간 15억 달러 가량의 외화를 벌어들이는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미사일이 요격당하면 ’상품가치’가 떨어질 것이라는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그는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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