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하 시인 등이 6.15남북공동선언 6돌 기념 광주 민족통일대축전에 참가한 안경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장의 한나라당 비난 발언에 대해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김 시인 등은 15일 ’북측 조평통 서기국장 안경호 선생께 드리는 글’이라는 공개서한에서 “6·15정신의 전제는 상호존중·내정불간섭”이라며 안 서기국장이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남북교류 파탄”이라고 발언한 것을 취소·사과하라고 말했다.

북측 대표단을 인솔해 광주 민족통일대축전에 참가한 안 서기국장은 10일 ’반일 6·10만세 시위투쟁 80돌 기념 평양시 보고회’에서 “한나라당이 권력의 자리에 올라앉으면 6·15가 날아가고 평양 서울로 가는 길, 금강산 관광길이 막히게 될 것이며 개성공업지구 건설도 전면 중단되고 남녘땅은 물론 온나라가 미국이 불지른 전쟁의 화염속에 휩싸이게 될 것”이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 시인 등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한국사회 일각에서 북측의 체제변혁을 주장해왔지만 한국의 여야 정치권은 그 같은 논의가 비현실적이고 한국의 장래를 위해서도 바람직스럽지 않다는 입장을 정리했다”면서 “만약 남측의 정부나 여야 정치권이 귀측의 정권이 교체되어야 한다거나 귀측의 당이나 군과 같은 특수집단의 존재를 비방하거나 무시하는 내정간섭과 분열조장의 발언을 공표했다면 귀측 반응은 어떠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내외의 온갖 장애를 슬기롭게 극복해야 하는 오늘의 남북관계는 살얼음판 걷듯, 깨지기 쉬운 유리그릇 만지듯 상대를 자신보다 더 배려하면서 진행시키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 시인 등은 “한국에서는 지난날 불행했던 군사독재시절과는 달리 여야 간의 정권교체가 놀랄 일이 아니다”면서 “북측은 남측에 어떤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6·15 정신을 존중하여 교류협력·평화공존의 길로 나아갈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공개서한에는 김 시인을 비롯해 김명혁 목사(한국복음주의협의회장), 김홍진 신부(천주교 서울대교구 문정동교회 주임), 박종화 목사(대화아카데미 이사장), 법륜 스님(평화재단 이사장), 수경 스님(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윤여준 전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이종대 전 대우자동차 회장, 정성헌 6월민주항쟁계승사업회 상임이사가 서명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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