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은 14일 안경호 서기국장의 ’한나라당 집권하면 남북교류 파탄’ 발언에 대해 한나라당이 공개사과를 요구한 것과 관련, “우리는 사실상 진실을 말했을 뿐이며 한나라당으로서도 꼭 먹어야 할 약을 주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조평통 서기국은 특히 “우리는 한나라당이 오늘 나쁜 버릇을 고치지 않으면 그들에게 앞날은 없다는 것을 경고한다”고 강조했다고 조선중앙방송이 15일 보도했다.

안경호 서기국장은 지난 10일 ’반일 6.10만세 시위’ 80주년 평양시 보고회에서 “앞으로 남조선에서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6.15공동선언이 날아나고 북남협력교류가 파탄되게 되며 온 나라가 전쟁화염에 휩쌓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재오(李在五)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13일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안 서기국장의 발언은 북한당국의 발언으로 볼 수 밖에 없으며, 이 발언이야말로 민족의 통일과 평화를 극단적으로 해치는 발언”이라면서 “정부는 북한당국에 안 서기국장의 발언에 대한 공개 취소 또는 사과를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평통 서기국은 또 “만일 한나라당이 우리의 이 약이 쓰다면 온 민족이 환영해마지 않는 6.15공동선언을 극구 반대하고 있는 반역적인 행실부터 고쳐야 하며 전쟁광인 미국을 섬기며 숭상하는 고질적인 사대근성부터 버리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평통은 또 5.31지방선거를 앞두고 발표한 ’비망록’을 비롯해 한나라당에 대한 자신들의 비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며 이제와서 안 서기국장의 발언에 대해 “내정간섭이니 사과니 하고 물고 늘어지는 것은 아픈 급소를 찔리우고 추악한 정체가 드러나 바빠맞은 자들이 하는 비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한편 이번 발언의 당사자로 6.15남북공동선언 6돌 기념 광주 민족통일대축전에 참가한 안경호 서기국장은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무뚝뚝한 표정으로 “한나라당에 가서 물어보라”고 말한 뒤 말문을 굳게 닫았다./연합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