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위원장과 철도개통·통일방안 논의할 듯

김대중(金大中.DJ) 전 대통령은 14일 이 달 말예정된 자신의 방북과 관련, “어떻게 하면 기차가 부산과 목포를 출발해 개성과 평양을 거쳐 유라시아대륙을 관통하고 파리, 런던까지 이어지는 ‘철의 실크로드’를 이룩할 것인가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6.15남북공동선언 6돌 기념 민족통일대축전 개막식 기념사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초청으로 머지 않아 북한을 방문하고자 한다. 김정일 위원장과 우리 민족의 운명에 대해 흉금을 털어놓고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또 “어떻게 하면 남북간의 평화와 교류 협력을 거쳐 앞으로의 통일을 성공적으로 이룩해 나갈 것인가, 어떻게 하면 동북아시아 4대국 사이에서 민족자주를 지켜나갈 것인가 등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 달 27∼30일로 남북이 의견을 모은 DJ의 방북 때 김정일위원장과 만나 지난 달 시험운행이 무산된 경의선·동해선 철도연결 문제는 물론 남북 통일 방안 등에 대해 대화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그러나 이번 방북에 대해 “2000년과는 달리 개인적인 방문”이라고 선을 그은 뒤 “협상이 아닌 대화를 위해 가는 것”이라고 성격을 규정했다.

김 전 대통령은 “5.18 광주정신은 민주, 평화, 통일의 정신이었고 6.15 남북정상회담의 정신도 이런 광주의 정신을 계승한 바 크다”며 광주 시민에게 6.15 정신을 높이 받들 것을 당부하고 “6.15 남북정상회담은 민족 자결을 결의하고 민족의 화해협력을 합의한 뜻깊은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통일 방안과 관련, “독일식 흡수통일도, 베트남식 무력통일도 바라지 않는다”고 전제한 뒤 “어디까지나 평화공존하고 교류협력하다가 서로 이만하면 됐다고 합의될 때 평화적으로 통일해야 할 것”이라며 “남북이 공동승리하는 통일을 이룩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한반도 분단은 미국과 소련의 강대국이 2차대전의 종전과 더불어 자의적으로 만들어낸 것”이라고 지적한 뒤 “우리는 이를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평화적으로 공존하고 교류협력하다가 때가 되면 평화적으로 통일하자”고 거듭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행사와 노벨평화상수상자 광주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오후 KTX를 이용, 임동원(林東源).정세현(丁世鉉) 전 통일부 장관과 안주섭(安周燮) 전 경호실장 등과 함께 광주를 방문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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