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민족통일대축전에 참가하기 위해 광주에 온 북측 대표단이 14일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면서 작년 8.15 60돌 당시의 국립현충원 참배와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이벤트는 무엇보다 그 의미와 형식에서 적지않은 차이를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우선 의미를 보면 지난 해 8월 14일 동작동 현충원 참배는 정전 이후 처음으로 북측 당국자의 방문인 만큼 동족상잔의 아픔을 넘어 과거사와 화해한다는 상징적 측면이 부각된 만큼 이번 5.18묘지 참배와는 성격 차이가 크다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현충원의 경우 남북이 공유하는 과거사의 아픔을 담고 있는 반면 5.18묘지는 우리의 민주화 과정에서 일어난 아픔을 상징하고 있기 때문이다.

참배 대상인 현충원 현충탑에는 6.25전쟁 당시 산화한 호국영령들의 위패가 봉안돼 있는 반면 5.18민중항쟁추모탑의 경우 1980년 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의 영령을 기리는 상징물인 것이다.

두 묘지가 갖는 이 같은 상징성 차이는 참배 형식에도 변화를 가져온 것으로 풀이된다.

달라진 점으로는 먼저 참배 절차를 꼽을 수 있다.

지난 해 국립현충원의 경우 북측 당국과 민간 대표단장으로 온 김기남 노동당 비서와 안경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장이 헌화와 분향을 생략한 채 묵념만 한데 비해 이번에는 분향하지 않은 것은 같지만 헌화는 했다는 점이다.

북측에서는 원래 분향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과적으로 헌화와 묵념 등 북측에서 하는 일반적인 참배 절차를 모두 소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측은 이번에 참배와 묘역 참관에 이어 북측 당국과 민간 대표단장을 각각 맡은 김영대 민족화해협의회장과 안경호 서기국장이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를 추모하는 글을 방명록에 남기기도 했다.

이 때문에 묘역에 들어선 이후 참배를 마치고 나서는데 까지 걸린 시간도 국립현충원의 경우 5분 남짓이었지만 5.18묘지의 경우 25분 안팎으로 길어졌다.

만일 이날 장대비가 쏟아지지 않았다면 5.18묘지를 둘러보는 시간이 더 길어졌을 수도 있다는 게 행사 관계자의 귀띔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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