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쪽에서는 광주를 역사적으로 잘 알고 있습니다.”

북측 당국 대표단을 이끌고 6.15민족통일대축전 참가차 광주에 온 김영대 민족화해협의회장은 14일 무등파크호텔에서 우리측 당국대표단장인 이종석 통일부 장관의 환영을 받고 광주를 소재로 환담을 나눴다.

김 단장은 “광주에서 만나 기쁘다”고 인사를 건넨 데 이어 “반외세 반봉건, 갑오농민전쟁과 광주학생운동, 1980년 5.18운동 등 북녘 동포들이 광주에 대한 인상이 깊다”며 이번 축전이 광주에서 열리게 된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 장관도 “광주는 민족혼과 민족정신의 고향인 측면이 있다. 또 문화예술 중심도시로 예로부터 예향으로 불렀다”며 “문화유산도 보고 가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앞서 우리측 당국 대표단 대표인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광주공항에서 가진 남북 당국 대표단 간 환담에서 “호남사람은 자존심과 기개가 세다”며 환담장에 걸린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 글귀를 가리키며 “이순신 장군이 호남에 머무를 때 했던 말”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김 단장은 이에 대해 “전라도는 결사항쟁의 기개와 전통이 있다”고 화답했다.

호텔 환담에서는 유홍준 청장의 ‘실력’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승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은 “계획에는 없는데 유 선생(유 청장)이 자기 실력을 발휘하게 해 달라고 공항에서 얘기하더라”며 “연락대표가 광주에 유적이 신통한 게 없으니 좌담회로 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이 장관은 이에 “좌담회도 좋지만 유 청장 강의를 듣자”며 “어제 (천정배)법무장관을 만났는데 목포 사람이다. 유달산 노적봉 도는 데 30분이면 충분하다고 하더라”며 참관지인 유달산을 소개했다.

최 부위원장은 “유 선생(유 청장)이 설명하면 30분이 아니라 300분도 모자란 게 아니냐”며 문화유산에 박식한 유 청장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이날 환담에서는 자문위원 자격으로 온 최 부위원장이 김 단장 못지 않게 적극 대화에 참여해 북측 당국 대표단의 ‘실세’가 아니냐는 관측을 낳기도 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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