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민군 해군사령부 대변인은 8일 남측의 전투함정이 북측의 영해를 침범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이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사태는 남측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남조선 해군은 서해해상에서 전투함정을 우리측 영해 깊이 자주 침입시키는 군사적 도발을 감행하고 있다”며 “우리의 신성한 영해를 침범하는 모든 함정들이 아무런 경고도 받음이 없이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북한 해군사령부의 언급은 제4차 장성급회담에서 북측이 제기한 서해 해상경계선 설정 문제에 진전이 없자 이 문제 해결의 시급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대변인은 “(남 해군이) 3일 7시경에는 단속이라는 구실 밑에 2척의 쾌속정을 강령군 쌍교리 남동쪽 우리측 영해 깊이 침입시킨데 이어 4일까지 경비함, 쾌속정, 해양경찰정, 고속보트 등 10여척의 각종 함정을 들이밀었다”며 “침입자들은 정상활동 구역에서의 정상행동이니 뭐니 하면서 이 수역의 정세를 또다시 긴장시키려고 의도적으로 시도했다”면서 올해에만 120여 차례의 침범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현 긴장상태의 엄중성은 남조선 당국이 서해상 충돌의 근원제거와 같은 근본문제 토의를 회피하고 있는 것과 때를 같이해 벌이고 있는 자극적이며 직접적인 군사행동에 의해 조성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북방한계선(NLL)을 고수해 보려는 남조선 당국의 어리석은 기도의 연장으로 벌어지는 의도적이고 거듭되는 해상침범행위에 의해 조성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충돌방지를 명분으로 진행되고 있는 쌍방 사이의 정보교환이나 대화기를 통해 주고받는 말까지 험악하게 번져 쌍방 해군 장병들 사이의 감정이 극도로 격화되는 상태가 조성되고 있다”며 “서해에서 지속되고 있는 이러한 엄중한 긴장상태가 군사적 충돌로 번져지지 않고 있는 것은 전적으로 우리 해군의 높은 인내성과 자제력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대변인은 이어 “우리 해군의 참을성(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다”며 “우리에게는 그 어떤 해상침범행위도 순간에 저지·파탄시킬 수 있는 우리 식의 수단과 방법이 다 준비돼 있다”고 덧붙였다./연합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