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입주 1호’ 리빙아트 부도

2004년 말 개성공단 첫 제품인 ‘개성냄비’를 생산해 화제를 모았던 ‘리빙아트’가 남북경협자금 수십억원을 지원받은 직후 부도가 나는 등 사업자 선정과 대출 과정 등에 의혹이 일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개성공단 입주업체 선정 무렵 부도 위기에 직면했지만 치열한 경쟁을 뚫고 사업자로 선정되고 남북경협자금까지 지원 받았던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 개성공단내 주방기기 업체 리빙아트의 공장 전경. /연합


리빙아트는 2004년 6월 136개 업체가 입주를 신청한 가운데 개성공단 입주업체 15개 중 하나로 선정됐다. 2004년 이 회사는 단기 차입금이 연 매출액과 맞먹는 70여억원을 넘어서는 등 부도가 임박했었다.

개성공단 입주업체를 선정한 한국토지공사는 “재무구조가 탄탄한 회사를 선정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심사에는 통일부와 한국수출입은행 등이 참여했다.

특히 리빙아트는 입주업체로 선정된 직후인 2004년 8월부터 거래처와 금융권의 채무를 갚지 못해 공장 부지와 건물 등에 대해 잇따라 강제경매 개시 결정과 가압류 조치가 내려지는 등 사실상 부도 상태에 빠졌지만, 같은 해 10월 수출입은행으로부터 남북경협자금 30억원을 대출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껍데기만 남은 회사에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대출이 이뤄졌다”고 했다.

이 업체는 작년 5월 은행연합회로부터 수출입은행에 부도 사실이 통보됐으며, 이 회사 2005년도 감사보고서는 아직까지 금융감독원에 제출되지 않았다.

현재 개성공단에서 ‘개성냄비’를 생산하는 업체는 리빙아트와 협력 관계에 있는 소노코쿠진웨어라는 기업으로 이 회사 역시 리빙아트의 부도 여파로 심한 재정난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리빙아트는 2004년 12월15일 개성공단 남북경협 1호 제품인 개성냄비를 출시하면서 정치인과 통일부, 토지공사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행사를 치렀고, 서울·부산 등 백화점에서 제품을 판매하기도 했다./강훈기자 nuku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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