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전기를 마련해야 합니다. 그런 과정에서 우리 통일부도 도약의 계기를 포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앞으로 1년 내에 이런 기회가 오리라고 확신합니다.”

이종석(李鍾奭) 통일부 장관이 취임 100일을 맞아 지난 19일 직원들에게 띄운 글에서 “통일부가 발전해야 남북관계를 적극적으로 추동해 나갈 수 있고 남북관계가 발전해야 통일부가 성장할 수 있다”며 이렇게 밝힌 것으로 21일 전해졌다.

그는 이어 “앞으로 남북관계 일정이 쉼없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6월부터 8월까지는 6.15 및 8.15 행사, 장관급회담을 비롯한 각종 회담,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의 방북, 이산가족상봉 등 어느 때보다 남북관계가 활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장관은 ‘도약의 기회’가 어떻게 마련될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고 통일부의 조직 발전이 남북관계의 진전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점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전망이지만 통일정책 수장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의미심장해 보인다.

1차적으로는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의지나 희망을 표현한 발언으로 해석되지만 일각에서는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가 깔려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 장관은 또 장관 취임후 지난 100일 간 각계인사를 만나고 통일부 직원들과도 사흘에 한번 꼴로 국별 또는 팀별로 식사하며 대화했다고 소개한 뒤 “하루가 멀다 하고 벌어지는 회담.행사를 보면서 남북관계가 착실히 진전하고 있음을 느낀다”고 평가했다.

이 장관은 이어 “종종 밤 12시가 다 돼 올라오는 주요 보고나 새벽에 들어오는 팩스를 접할 때면 고마우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찡하고 미안한 마음을 가누기 어려웠다”며 직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그는 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 시절, 오전 7시에 출근해 오후 11시에 퇴근하면서 생긴 일화를 떠올리며 “취임할 때 ‘세븐 투 일레븐’을 하지 않는다고 공언하고 그것을 실천해왔는데 그래도 일이 있으면 밤을 새는 직원들을 보면서 그 무한한 헌신성에 깊은 신뢰와 격려의 마음을 갖게 된다”고 재차 고마움을 전했다.

이 장관은 “취임하면서 1등 통일부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고 전제한 뒤 “언제까지 통일부 장관직을 맡을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장관이 통일부 발전에 기여한 인물이라는 평가는 받으려고 한다”며 ‘일 욕심’을 내비치기도 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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