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장성급회담 이틀째 난항

남북은 17일 판문점에서 장성급회담 이틀째 회의를 속개했으나 북측이 서해 해상 경계선을 우선 논의하자고 주장하는 바람에 아무런 합의를 못한 채 이날 회의를 마쳤다.

우리측은 북방한계선(NLL) 문제를 포함해 남북 기본합의서에서 이미 합의·서명한 8개 군사분야 합의를 국방장관회담에서 협의할 수 있다고 했다. 이는 NLL 재설정을 전제로 한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가능성을 열어놓은 셈이어서 남북간 NLL 논란은 새로운 국면이 됐다.

특히 북측이 16일에 이어 이날도 서해 해상경계선에 대한 새로운 제안을 들고나와 이래저래 NLL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눈에 띄는 것은 북측의 새 제안은 북한 쪽 입장에서만 보면 과거보다 상당히 ‘양보’한 셈이다. 아마도 꽃게를 더 많이 잡기 위해 꽃게어장 쪽은 남쪽 바다를 더 차지하려 하고 연평도 부근 등은 남쪽에 약간 내주는 것인 듯하다.

우리측은 NLL 문제만을 따로 협의할 수는 없고, 남북기본합의서에 나온 다른 7개 합의사항도 함께 논의하자고 한데서 더는 양보하지 않았다. ‘다른 7개’는 대량살상무기와 공격무기 제거, 단계적 군축 실현 등이다. 우리 당국자는 “근본적인 문제들을 많이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북측이 쉽게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안용균기자 ag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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