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납치피해자 요코다 메구미의 부친 요코다 시게루(73)씨와 남동생 데쓰야(37)씨가 1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소재 납북자가족협의회 사무실을 방문했다.

요코다씨는 이날 취재진에게 “한국에 와서 젊은이들이 납치피해자 단체에서 자원봉사하는 것을 보니 반갑다”면서 “납치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과 일본 단체들이 손잡고 협력하는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남동생 데쓰야씨는 “한국과 일본의 인권문제도 있지만 북한 내부의 인권문제도 심각하다”면서 “가족애가 일본보다 강한 한국에서 납치자 구출을 위한 목소리가 나올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납치피해자 가족인 히라노 후미코씨는 일본 정부가 제작한 납치 포스터를 들어보이며 “여동생 루미코(당시 24세)가 남자 친구와 함께 28년전 납치됐다”며 “하루라도 빨리 어머니가 여동생을 만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사무실내 테이블위에 놓인 장식용 트리에 노란색 리본을 달며 납북자들의 조속한 귀환을 촉구했다.

이날 행사에는 반북(反北)활동가인 독일인 노르베르트 폴러첸씨와 일본의 납북자 모임인 ’북한에 의한 납치피해자가족 연락회’ 마쓰모토 테루아키 사무국장, ’북한에 의한 피랍자 가족 연락회’(가족회)의 니시오카 쓰토무씨 등이 참석했다.

요코다씨는 이어 다른 납북피해자단체인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소재 청량리 6.25전쟁 납북인사가족협의회 사무실을 찾아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하고 정부를 움직이려면 국민이 나서야 한다”면서 “이번 한번이 아니라 계속해 관심을 갖고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요코다씨는 “오는 28일 도쿄에서 열리는 일본국민대책회의에 한국의 납치피해자 가족분들도 오셔서 호소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일 6.25전쟁 납북인사가족협의회 이사장은 “메구미도, 김영남도 곧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다는 희망을 갖고 열심히 살아주기를 바란다”면서 “북한의 납치테러가 세계적으로 여론화돼 북한 정권이 버틸 수 없게 되도록 납치진상이 규명되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그는 요코다씨 일행에게 (6.25전쟁중) 한국인 납치피해자 명부를 보여주며 납북자 현황을 소개했다.

이들은 또 협의회 건물 옥상에서 ’10만 납북피해자를 가족의 품으로’라는 주제로 풍선날리기 행사를 가졌다.

요코다씨는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수협중앙회 건물내 납북자가족모임 사무실에서 메구미 남편 김영남씨의 어머니 최계월(82)씨와 누나 영자(48)씨 등과 상봉할 예정이다./연합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