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해상경계선 국방장관회담서 논의 제의
‘6월 방북’ 의견접근 본듯..내일 회의 속개


김대중(金大中.DJ) 전 대통령의 ‘6월 방북’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남북 실무접촉과 철도.도로 통행을 위한 군사적 보장 합의서 체결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한 남북 장성급회담이 16일 동시에 시작됐다.

한반도 분단지점의 동.서에서 동시에 진행된 이들 고위채널의 남북대화는 북핵 6자회담이 장기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가운데 열린 것이어서 현안 해결의 단초를 제공할지 주목된다.

정세현(丁世鉉) 전 통일부 장관을 수석대표로 하는 ‘DJ 방북’ 실무대표단은 이날 오전과 오후 2차례에 걸쳐 북측 금강산호텔에서 북측 대표단과 만나 방북시기, 경로, 방북단 규모 등 DJ 방북 문제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남과 북이 오전과 오후 2차례에 걸쳐 접촉을 했다”면서 “방북시기, 방북경로, 방북단 규모 등 제반 실무문제와 관련한 상호 입장을 듣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오늘은 저쪽의 입장을 듣고 우리의 입장을 얘기했다”면서 “내일 접촉을 계속해 관련 문제들을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실무접촉에서 우리 대표단은 김 전 대통령이 참석하는 6.15 관련 행사 일정 등을 감안해 방북시기를 6월말께로 잡자고 북측에 제의했으며 이에 대해 북측도 원칙적인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대표단은 또 남북이 지난 13일 제12차 철도.도로연결 실무접촉에서 오는 25일 경의선.동해선 열차의 시험운행에 합의한 만큼 DJ의 희망대로 경의선 열차를 이용해 평양을 방문할 수 있도록 협조해 줄 것을 북측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한 북측의 반응은 즉각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DJ의 철도 방북을 위해서는 별도의 군사적 보장조치가 필요한 상황을 감안할 때 북측이 난색을 표했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리측은 이날 열린 제 4차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존중하는 원칙 아래 새로운 해상 불가침경계선을 설정하는 문제를 국방장관회담에서 논의하자고 전격 제의했다.

남측은 오전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개최된 장성급 군사회담 첫날 전체회의에서 남북기본합의서에 명시된 해상불가침 경계선 협의 등 8개 군사분야 합의사항을 국방장관회담을 열어 논의하자고 북측에 제의했다.

남측의 이번 제안은 남북간에 실질적인 군사적 신뢰구축이 이뤄진 뒤 협의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에서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대한 북측의 반응은 즉각 알려지지 않고 있으며 북측 대표단이 오전 전체회의를 끝으로 조기에 복귀함에 따라 이에 대한 내부 논의절차를 거치려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만약 북측이 남측의 이번 제의를 수용해 국방장관회담이 열린다면 53년간 해상 불가침 경계선 역할을 해온 서해 NLL을 포함한 새로운 해상 불가침경계선 설정 문제를 협의하는 전기가 마련될 수 있을 전망이다.

우리측 차석대표인 문성묵(육군대령) 국방부 북한정책팀장은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남북 기본합의서에서 합의한 대로 기존에 남북이 관할해온 수역과 그 기준선인 NLL을 존중, 준수하며 기본합의서상 군사분야 합의사항을 이행한다는 2가지 원칙에 입각해 2000년 이후 안 열리고 있는 국방장관회담을 열어 남북 기본합의서 상의 군사적 합의사항 이행문제와 함께 협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또 회담에서 경의.동해선 철도.도로 통행을 위한 군사적 보장합의서 체결 문제와 서해상의 우발충돌 방지 개선안 등을 논의했지만 접점을 찾지는 못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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