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만들어진 가짜 일제 담배가 한국과 대만으로 운반되고 있는 사실이 일본 해상보안청의 외국선박 해상검문에서 확인됐다고 도쿄(東京)신문이 15일 보도했다.

북한에서 출항한 선박에서 가짜 일제담배가 확인되기는 처음이다.

일본 해상보안청은 문제의 가짜 담배가 대일(對日)밀수를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서 압수는 하지 않았지만 외국 관계당국과 정보교환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최근 가짜 담배생산은 “북한이 현재 가장 돈을 많이 버는 불법행위”라고 밝힌 바 있다. 일본 해상보안청도 가짜 담배생산이 각성제를 대체하는 북한의 새로운 외화획득원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일본 해상보안청은 자국 배타적경제수역(EEZ)을 항해하는 어선 등 외국선박에 대해 해상검문을 실시하고 있다.

2001년 가고시마(鹿兒島) 아마미(菴美) 앞바다에서 정선명령를 무시하고 도주하는 북한 공작선과 총격전을 벌인 이후에는 각성제 등 마약색출에 주안점을 두고 검문하고 있다.

해상보안청에 따르면 2년전부터 북한을 출항한 캄보디아, 대만, 몽골 선적 선박에서 가짜 담배가 발견되기 시작했다.

가짜 담배는 ’마일드 세븐’과 ’세븐 스타’ 등 일제 2종류를 비롯, 미제 ’말버러’와 영국담배 등 수십종류에 이른다. 모두 케이스만 다를 뿐 같은 성분이 조악한 담배라는 것.

선원의 진술과 정찰위성 정보 등으로 미뤄 가짜 담배 운반선은 원산이나 청진, 나진항 등에 입항해 가짜 담배를 실은 후 출항한다. 대만이나 부산 앞바다에서 대만과 한국 마피아 등이 보낸 선박으로 바다위에서 물건을 옮겨 싣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척당 수십만갑씩 싣고 다닌다. 진품의 60% 정도인 판매가격에서 원재료비를 뺀 수익은 수천만엔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

일본에 반입하지 않는 것은 정가제인데다 자동판매기를 통해 판매되는 등 유통구조상 가짜 판매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한다.

일본담배산업에 따르면 ’마일드 세븐’ 시리즈는 작년에 대만에서 현지 제품을 누르고 처음으로 판매량 최고를 기록했으며 한국에서도 판매량 5위 이내의 인기 브랜드다.

적재량이 가장 많은 가짜 ’말버러’는 2002-2005년 미국에서 1천300건 적발됐다.
중국에서 가짜 담배단속이 심해지자 수년전부터 중국의 담배제조기가 북한으로 흘러 들어가면서 대량생산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에는 필리핀 반정부 게릴라가 장악하고 있는 지역에서 무기 등에 대한 대가로 북한 출신이 게릴라의 보호를 받으며 가짜 담배를 생산하고 있다는 정보도 있다고 한다.

도쿄신문은 북한이 미군의 압력과 일본 해상보안청 등 각국 경비기관의 연대강화로 각성제 밀조와 밀수가 어렵게 되자 적발될 위험이 적은 가짜 담배생산으로 품목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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