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프코위츠 특사 개성공단 직접 가봐라”

통일부가 우리 정부의 대북 지원 등을 문제삼은 제이 레프코위츠 미국 대북인권특사의 주장에 대해 지난 달 30일 대변인 논평을 낸 데 이어 이번에는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를 통해 반박했다.

또 통일부 차관도 이날 공식석상에서 레프코위츠 특사의 주장을 겨냥한 듯 대북 지원의 의미를 거듭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이관세 통일부 정책홍보실장은 11일 WSJ 기고를 통해 “레프코위츠 특사의 지난 달 28일 WSJ 기고문은 한국이 대북 화해정책을 펴면서 인권은 등한시한다는 인상을 주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북한 인권에 대한 정부의 우려와 노력을 설명했다.

이 실장은 모니터링 없는 대북원조가 북한 정권에 도움을 준다는 레프코위츠 특사의 주장에 대해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 주민의 생존권을 돕는 것”이라며 “모니터링을 구실로 인도지원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레프코위츠 특사가 개성공단의 ‘노동자 착취’를 주장한 것과 관련,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의 임금은 다른 북한 내 노동자의 두 배이며 중국, 베트남과도 비슷한 수준”이라며 “노동환경 역시 국제노동기구(ILO) 기준을 충족한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책임 있는 미국 정부 관계자가 동맹국의 정책에 대해 근거 없이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것이 동맹정신에 부합하는 것인지, 그리고 양국관계 강화에 바람직한 것인지 자문해봐야 할 것”이라고 꼬집은 뒤 “한국 정부는 앞으로도 북한 주민의 기본적 필요를 충족하기 위한 방안들을 미국과 협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신언상(申彦祥) 통일부 차관도 이날 이화여대 창립 12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서 “지원규모나 상호주의, 분배의 투명성은 그 의미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대북 인도적 지원 그 자체보다 우선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신 차관은 이어 “모니터링 수준을 내세워 인도적 지원 자체를 문제시하는 것은 북한 주민이 처한 긴박한 상황을 외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대북지원은 남북 간 화해협력을 증진하고 북한의 의식변화를 유도하는 평화유지 비용”이라며 “이제 북한 주민에게 있어 남한은 타도의 대상이 아니라 어려울 때 도움을 주는 동포로 인식돼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북 지원에는 1995년 이후 작년까지 11년 간 1조5천150억원이 소요됐으며 이는 연평균 국민 1인당 2천900원 수준”이라며 “이는 서독이 1972년 동서독 기본조약 체결 이후 통일 전까지 18년 간 동독에 지원한 금액이 서독 국민 1인당 연평균 52달러였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연합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