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에 옛 전우들과 함께 참여했던 격전지를 다시 보고 싶었습니다"

6.25전쟁에 참전했던 미군 노병 2명이 반세기 전 전투를 벌였던 강원도 철원군 중부전선 최전방 고지를 찾았다.

1952년 미군 187특전여단 소속으로 철의삼각지 전투에 참가했던 윌리엄 보흐만(73)씨와 로렌스 고드만(74)씨는 3일 비무장지대(DMZ)와 저격능선(현재 북한지역)이 한 눈에 펼쳐지는 중부전선 계웅산 OP를 방문했다.

보흐만씨는 "당시 저격능선 주변에서 중공군들과 치열하게 싸웠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 주변 환경은 많이 변한 것 같다"면서 "다시 격전지에 오니 긴장되지만 가까운 서울에 빌딩숲이 형성돼 있는 게 인상 깊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전협정과 함께 전쟁이 끝나 너무 행복했었다. 비무장지대 주변에 GOP 소초를 구축하고 1953년 한국을 떠났다"며 "당시 전투가 치열하다보니 조명탄을 쏘아댔는데 지금도 조명탄을 사용하느냐"며 한국군의 경계근무에 관심을 보였다.

두 노병은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네티에 거주하며 있으며 이날 방문에는 현재 주한 미군 2항공여단에서 근무 중인 보흐만씨의 아들인 헨리 보흐만(중령)씨가 함께 했다.

두 노병은 방명록에 "여러분들이 여기에 더 있지 않아도 되는 날이 오기를 희망한다"는 짧은 평화의 메시지를 남기고 중부전선을 떠났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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