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열강에 안 먹히려면 물리력 갖춰야”

통일부장관은 2일 현 정부가 국방비를 매년 증액하는 것은 주변 열강이 한반도를 병탄하려 할 때 이를 막을 수 있는 최소한의 전략적 물리력은 가져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날 민주평통 미주지역회의 강연에서 “현 정부 지지층 중에는 국방비 증액에 반대하는 사람이 많지만 현 정부는 매년 9% 내외를 증액시켰다”며 “북한에 대한 억지력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거시적으로 보아 한국이 누구에게도 병탄당하지 않을 힘은 갖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장관은 “국방부 예산이 늘어나는 것은 통일부 예산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하지만, 대한민국 자위적 국방력을 강화해야 하는 현실에 놓여 있다”며 “요즘 독도 현실이 그런 점을 보여준다”고도 말했다.

그는 “육식동물도 병약한 초식동물만 잡아먹는다. 사자 같은 맹수가 공격할 때 초식동물 뿔에 받혀 이빨이나 발톱이 다치면 육식동물은 죽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우리가 모든 군사력을 다 강화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여기서 밝힐 수는 없지만 몇 가지 전략적인 물리력은 가져야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평소 “주변 열강이 우리를 공격하려 할 때 상대방이 얻는 이익을 상쇄시킬 만한 타격을 가할 수 있는 몇 가지 전략적인 물리력은 확보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 장관의 말은 고슴도치가 침을 세우고 있으면 큰 맹수도 건드릴 수 없다는 이른바 ‘고슴도치 전략’을 이르며, 유사시 상대방을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마사일, 잠수함 등을 갖겠다는 의미인 것 같다고 말했다./김민철기자 mc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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