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영변 핵 발전소 1호기./연합자료사진

김계관, 도쿄 NEACD 기조연설서 밝혀

북한은 에너지정책의 기본을 지금까지의 석탄과 수력발전에서 원자력으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교도(共同)통신이 29일 베이징(北京)발로 보도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6자회담 북한측 대표인 김계관 외무 부상은 4월 초 도쿄(東京)에서 열린 동북아시아협력대화(NEACD) 기조연설에서 이런 방침을 밝혔다.

복수의 회의 소식통은 김 부상이 NEACD 회의 첫날인 9일 기조연설에서 “핵없이는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지금까지 6자회담에서 “핵의 평화적 이용”을 주장해 왔으나 원자력을 에너지 정책의 기본으로 삼겠다고 밝힌 것은 처음이다.

회의 소식통에 따르면 김 부상은 연설에서 “우리나라의 에너지 정책은 석탄중심이었으나 석탄은 고갈돼가고 있으며 수력자원에도 한계가 있다”면서 “현재는 석유도 없다”고 어려운 에너지 사정을 설명했다.

이어 “우리정부의 에너지 정책의 기본은 핵(원자력)에너지다. 이것 없이는 에너지를 공급할 방법이 없으며 미래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핵포기의 대가로 “경수로를 제공하라는 것”이라고 말해 경수로 건설을 거듭 요구했다.

경수로 운영에 대해서는 “원료를 외부에서 반입하되 사용후 연료를 외부로 내보내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며 필요하다면 미국인이 운영에 참가하는 것도 가능하다” 고 설명했다.

4월9-11일 도쿄에서 열린 NEACD회의에는 김계관 북한 외무부상을 비롯, 천영우 외교통상부 외교정책실장,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 사사에 겐 이치로 (佐佐江賢一郞)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부부장 등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대거 참가했으나 최대 관심사인 북·미 양자협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교도통신은 북한이 앞으로 6자회담에서 에너지정책 전환을 내세워 핵 완전포기를 끝까지 거부할 것으로 보여 회담이 재개되더라도 난항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통신은 김 부상이 원자력으로의 에너지 정책 전환방침을 밝히고 경수로 제공을 요구한 것은 작년 9월 4차 6자회담에서 채택한 공동성명의 해석 수정을 요구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또 회담재개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시간이 지나다보면 공동성명이 공동화될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도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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