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여자 탁구 선수들이 2006세계선수권대회(단체전) 준결승 길목에서 나란히 고배를 들었다.

그러나 한국 남자는 최고의 대진으로 대회 출전 사상 첫 단체전 결승 진출 기대를 부풀리게 됐다.

한국은 29일(한국시간) 새벽 독일 브레멘 AWD돔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체전 챔피언십디비전 8강에서 유럽의 ‘복병’ 벨로루시에 1-3으로 덜미를 잡혔다.

이로써 한국은 예선을 C조 1위(5전 전승)로 통과하고도 고비를 넘기지 못해 2000년 들어 최악의 성적에 고개를 숙였다.

한국 여자는 지난 1999년 에인트호벤 대회 때 4강권 진입에 실패한 뒤 2000년 콸라룸푸르와 2001년 오사카, 2004년 도하까지 3개 대회 연속 3위 성적을 유지했다.

현정화 감독은 수비 선수인 박미영(삼성생명)과 김경아(대한항공)를 전진 배치했으나 같은 수비수로 맞불을 놓은 벨로루시에 발목을 잡혔다.

1단식에 나선 박미영이 수비 전문 빅토리아 파블로비치에게 0-3으로 완패했고 에이스 김경아도 베로니카 파블로비치와 풀세트 접전 끝에 2-3으로 졌다.

특히 김경아는 세트 스코어 2-2로 균형을 이룬 최종 5세트에서 9-8 리드를 잡고도 잇단 공격 범실에 상대 역습을 허용하며 9-11로 빼앗긴 게 뼈아팠다.

한국은 오른손 펜홀더 공격수인 문현정(삼성생명)이 타티아나 코스트로미나를 3-1로 따돌렸지만 김경아가 다시 빅토리아 파블로비치에게 0-3으로 패했다.

북한도 예선 B조 2위로 16강에 올라 싱가포르를 3-2로 제압하며 선전했지만 8강 상대 중국에 0-3으로 완패해 준결승 진출 꿈을 접었다.

이로써 여자 단체전 4강은 중국-벨로루시, 일본-홍콩 대결로 압축됐다.

반면 예선 B조 1위로 8강에 직행한 한국 남자는 결승행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던 독일(C조 1위)을 피해 한숨을 돌렸다.

한국은 30일 새벽 루마니아(A조 2위)-체코(C조 3위) 승자와 8강전을 벌이고 여기서 이기면 그리스-오스트리아 승자를 누를 것으로 예상되는 홍콩(D조 1위)과 결승진출을 다툴 가능성이 높다.

홍콩은 리칭과 렁추안, 청육, 고라이착이 주전이지만 유승민과 오상은이 상대전적에서 앞서 4강 통과가 유력한 중국과 결승 대결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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