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28일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을 겨냥, “한 국가와 국가의 지도자가 어린 아이들 납치를 조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믿기 어려운 일”이라고 비난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낮 백악관 집무실에서 탈북자인 김한미(7)양 가족과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 일본인 요코타 메구미씨 가족들을 1시간 가까이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특히 지난 2002년 탈북한 김 양을 바로 옆에 앉혀 두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북한이 과거 납치를 자행한 것을 성토하고 북한 당국이 인권 개선을 위해 노력해주길 희망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북한이 국제사회의 존중을 원한다면 무엇보다 인권을 지켜야 한다”면서 “아울러 자국민과 바깥 세상 사람들에 대해서도 존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 양 가족은 한미 같은 아이들이 북한과 같은 잔혹한 사회(cruel society)에서 기를 수 없다고 판단해 행동에 옮긴 것”이라고 칭송하고 “북한의 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용기있는 일이며 나는 이를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특히 “오늘 내가 일본과 한국의 두 가족으로부터 들은 얘기는 가장 감동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나는 북한이 인권 상황을 개선시키기를 희망하며, 그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하고 “나는 인권과 자유를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임을 굳건히 약속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한미 양은 부시 대통령의 얼굴을 그린 사진을 선물했고, 한미 가족들은 “2천만 북한 동포들이 고통에서 벗어나도록 도와달라”는 취지의 서신을 부시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한미 양 부모들은 북한을 탈출한 후 지난 2002년 5월 중국 선양(瀋陽)의 일본 총영사관에 진입을 시도하다가 중국 공안에 붙잡힌 과정 등을 설명했다.

이날 부시 대통령과의 면담에는 한국측에서 김 양의 세가족과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가, 일본측에서 지난 1977년 납북됐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메구미씨 가족과 가토 료조(加藤良三) 주미 일본대사 등이 참석했다./워싱턴=연합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