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장쩌민(강택민)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30일 정상회담에서 무엇을 논의했을까.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날 중국 외교부로부터 공식 통보받은 내용을 토대로 “중·북 정상회담에서 ▲중국과 북한의 양자관계 ▲양국의 국내정세와 개혁개방문제 ▲남·북 정상회담 등 크게 3가지가 논의됐다”고 밝혔다.

두 지도자는 우선, 그동안 중국과 북한이 협력증진을 위해 노력해 온 것을 평가하고, 이 같은 협력을 계속 발전시켜 양국관계를 긴밀히 해나간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한다.

특히, 두 지도자가 현재 중국과 북한이 처한 정세를 평가하는 가운데 김정일 위원장은 중국의 개혁개방정책이 그동안 성공을 거둔 것에 대해서 평가, 북한의 정책변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북한의 TV는 이날 방송에서 김 위원장이 장 주석에게 “중국 공산당이 중국의 실정에 맞는 개혁개방정책을 실시, 중국의 특색있는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에서 커다란 성과를 달성한 데 대해 축하했다”고 보도했었다.

이어 김 위원장은 남·북 정상회담의 배경과 정상회담의 준비상황을 설명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김대중(김대중) 대통령의 평양방문 결정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장 주석은 중국이 한반도의 안정유지에 힘써왔고, 남·북한 관계 개선을 위해서 노력해 온 것을 언급하며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장 주석은 또 한반도의 안정이 중국의 국익과 부합하는 것을 고려, 김 위원장에게 정상회담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을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 회담에서는 김 위원장이 주로 발언을 많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자신이 17년 만에 중국을 방문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이번 중국 방문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중국의 ‘조선인민에게 준 형제적 원조’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한다. 이는 중국이 앞으로도 계속 식량지원을 포함한 경제지원을 해 달라는 뜻을 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회담 말미에 김 위원장은 장 주석의 북한 방문을 정식으로 요청했으며 장 주석도 이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장 주석 외에도 주룽지(주용기) 총리, 리펑(이붕)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리루이환(이서환) 인민정치협상회의전국위원회 주석을 만나 장 주석과 회담한 내용을 다시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하원기자 may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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