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환율 개혁 속도 “괴로울 정도로 느려”

중국은 북한 핵문제에 대해 당사자로서의 책임의식을 갖고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로버트 졸릭 미 국무부 부장관이 17일 촉구했다.

졸릭 부장관은 오는 20일로 예정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간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가진 워싱턴 국제경제연구소(IIE) 주최 연설에서 중국이 6자회담에서 “중재자 이상이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졸릭 부장관은 이어 중국이 북핵문제 해결에 있어서 당사자로서의 책임의식을 갖고 임할 필요가 있다며 이제까지 “어느 정도의 건설적인 역할을 했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더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 내 대중국 정책 총괄 책임자로 꼽히는 졸릭 부장관은 중국 내부 의견이 북한 핵개발 반대와 붕괴 우려 두가지로 나뉜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은 북한의 “핵문제보다는 붕괴를 더 우려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졸릭 부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부시 대통령과 후진타오 주석간의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문제에 대한 양국간 대응방안이 중점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졸릭 부장관은 또 미중 정상회담을 전망하는 이날 연설에서 중국이 말로는 환율 개혁을 표방하면서도 실제 이행은 아주 느리다고 비판했다.

졸릭 부장관은 “중국은 옳은 말을 하는 것으로 보이고, 중국은행장도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일 것임을 시사하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지만 변화의 과정은 괴로울 정도로 느린 것 같다”고 말했다.

졸릭 부장관은 또 중국이 표방한 의도는 “유동적인 환율로 이동하는 것이지만 이행과 속도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중국을 미국의 무역적자 문제 해결을 위한 희생양으로 삼아서는 안되며 미국이 자체적으로 필요한 일들에 집중함으로써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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