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 전에 강제 납북된 어부 37명이 북한에서 단체로 찍은 사진. 1974년 묘향산 휴양기념이란 직인이 찍힌 흑백사진에 71년과 72년 서해상에서 납북된 휘영37호 선원 정완상 씨 등 12명과 오대양 61호 선장 유경춘 씨등 오대양호 선원 24명 등 납북자 37명의 모습이 나와있다./ kbs tv 촬영

李통일, DJ 6월 방북 문제도 협의할 것

이종석(李鍾奭) 통일부장관은 17일 제18차 평양 남북장관급 회담에서 “북한에 납북자, 국군포로, 이산가족 문제를 풀기 위해, 특히 납북자 문제를 풀기 위해 과감한 경제적 지원 방식을 제안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전체회의에 출석, “이번 회담에서 중대제안이 있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이 장관은 “국민에게 이미 비용이 어느 정도 들더라도 해보겠다고 말씀드렸다”면서 “상대의 체면을 깎지 않고, 모욕을 느끼지 않도록 해보겠다”고 답했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납북자의 생사를 확인하고, 모셔오는 것”이라면서 “국가책무 부문은 필요한 대가를 치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SOC(사회간접자본) 투자 등이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제2차 남북정상회담 개최 문제에 대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어떤 조건도 걸지 않은 정상회담 용의를 북측에 밝힌 바 있다”면서 “북한이 긍정적 입장을 나타냈고, 다만 날짜를 얘기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이 시기적으로 결단을 하면 협의토록 되어 있는 상황으로 상대방이 입장을 밝히기 전에 우리가 다시 입장을 밝히기는 적절하지 않다”면서 “지금은 별다르게 진행되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또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의 6월 방북 문제와 관련, “이번에 방북을 하면 분명히 물어보고 협의할 것”이라며 방북전 김 전 대통령을 “뵙고 가겠다”고 답변했다.

이 장관은 또 북한의 핵폐기 합의와 신포 경수로 건설공사 종료를 전제로 지난해 우리 정부가 내놓은 전력 200만㎾ 송전을 골자로 한 대북 중대제안과 관련, “죽은 것이 아니라 변하는 현실에 맞게 적용하면서 잘 활용해 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원래 모습대로 있기는 어렵다”면서 “앞으로 이행되는 방식에 따라 변화될 것이고, 변화 방식에서 가급적 우리는 적은 비용으로 효과를 발휘하기를 바란다”고 변화 가능성을 거듭 시사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에 대한 북측의 비난 발언과 관련, “장관급 회담을 위해 올라가면 어떤 형식으로든 이 문제에 대한 우리의 우려를 분명히 전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신포 경수로 청산비용과 관련, 이 장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1억5천만달러 정도로 계상하고 있다”면서 “우리 정부가 다른 나라가 안 내는 비용을 추가로 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일본인 납북자 요코타 메구미씨가 북한에서 결혼한 남편일 것으로 추정되는 한국인 김영남씨와 관련, “90년대 후반에 김씨가 북에 살아있을 것이라고 판단해서 99년부터 (납북자로서) 관리를 해 왔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그는 일본이 공동조사를 요청할 경우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우리 정부는 독자적 프로그램으로 (납북자 문제 등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굳이 그럴 필요성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이 장관은 최근 한 인터넷 매체가 보도한 지난해 6월 워싱턴 한미정상회담 당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북한 위폐발언 은폐 논란과 관련, “3시간 동안의 긴 대화속에서 잠깐 한마디 한 상황”이라면서 주요 의제가 아니었음을 강조했다.

이 장관은 또 “미국이 군사외교에서 변환외교로 나간다. 북한의 체제변환으로 나간다는데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미국이 대체로 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n) 얘기를 많이 한다”면서 “다만 체제전환이 정권변동을 시도하는 것이냐, 일반적인 체제전환이냐에 대해 미국에서는 대체로 다수가 후자 쪽을 이야기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체적으로 미국의 외교가 군사전환 만이 아니라 민주주의 확산을 강조하면서 커다란 의미에서의 체제 전환에 관심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통일부는 현안보고 자료를 통해 올해 경수로 계정이 공공자금관리기금 원리금 상환 9천240억원을 포함해 1조2천502억원으로 편성됐다고 밝혔다.

홍양호(洪良浩) 통일부 기획관리실장은 원리금 상환액 9천240억원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 “국채를 발행하는 것 외에 특별한 방법이 없다”고 답변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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