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일 중앙방송과 평양방송, 중앙TV 등 관영매체들을 통해 김정일(김정일)의 중국 비밀방문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관련기사 4면

북한방송들은 이날 오후 7시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가 장쩌민(강택민) 중국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중국을 비공식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일 총비서는 장 주석과 회담한 데 이어 주룽지(주용기) 총리, 리펑(이붕)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리루이환(이서환) 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위원회 주석 등과도 별도로 만났다고 북한방송들은 전했다.

김정일·장쩌민 회담에서는 “국제정세가 복잡 다단하게 변화하는 세기의 교체시기에 조·중 친선관계를 공고하게 발전시키는 것이 두 나라 인민의 공동 염원과 근본 이익에 부합될 뿐 아니라 아시아 지역, 나아가서는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도 이롭다고 인정했으며, 김 총비서는 방중결과에 만족을 표시했다”고 북한방송들은 전했다.

북한방송들은 또 “회담과 상봉들에서는 전통적인 조·중 친선을 가일층 발전시키기 위해 장 주석이 내놓은 다섯 가지 제안에 지지가 표시됐다”고 전했으나, 장 주석의 제안이 무엇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김정일은 이번 방중기간 중 천안문 성루와 중관촌(중관촌)의 컴퓨터생산 공장을 시찰했다고 북한방송들은 전했다.

이에 앞서 중국 정부는 1일 오전 권병현(권병현) 주중 한국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김정일 총비서의 방중 전모를 설명한 데 이어, 이날 오후 외교부를 통해 방중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우리 정부의 고위당국자는 1일 “김정일 총비서가 5월 30일 장쩌민(강택민) 주석과의 회담에서 국내정치와 개혁·개방 문제에 대해서 협의했으며,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이 그동안 성공을 거둔 것에 대해서 평가를 했다”고 밝혔다.

김정일 총비서는 장 주석에게 남·북 정상회담의 배경과 정상회담의 준비상황을 설명하고 김대중(김대중) 대통령이 평양방문을 결정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장 주석은 중국이 한반도의 안정유지에 힘써온 것을 강조하고, 정상회담에 대한 지지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중국 외교부 장치웨(장계월) 대변인은 1일 “중국은 북한에 식량과 원자재를 추가로 무상 지원하기로 했다”며 “이같은 합의는 김 국방위원장의 방중 기간에 이뤄졌다”고 말했다.

/북경=지해범기자 hbjee@chosun.com

/이하원기자 may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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