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남한 일부 기자의 보도 내용을 문제삼아 지연시켰던 이산가족 상봉단 귀환 버스를 오늘 중으로 출발시킬 예정이다.

북측 연락관은 22일 오후 8시 남측 상봉단을 방문해 “금일 출국 예정인 인원들은 전원 다 내보겠다. 이후에 (북측) 통행검사소 사업부장의 통보 사항을 알려 주겠으니 그때 받아보고 논의하자”고 말했다고 통일부는 전했다.

출국 예정인원에는 북측이 철수를 요구한 SBS 한모 기자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한의 진행요원들은 이날 오후 1시 상봉행사를 마치고 금강산을 출발할 예정이던 남측 상봉단의 귀환버스를 세워둔 채 한 기자가 귀환버스에 동승해 금강산을 떠나 줄 것을 요구했으나 한 기자가 이를 거부하면서 버스가 출발하지 못했다.

버스 출발이 늦어지자 140여명의 남측 이산가족들은 숙소인 해금강호텔에 여장을 다시 풀고 협상 결과를 기다리는 등 불편을 겪었다.

북측이 남측 상봉단을 일단 출발시키기로 함에 따라 23일부터 진행될 예정인 상봉단 2진의 가족상봉도 차질없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에 앞서 북측은 상봉 첫날인 20일 오후 한 기자와 MBC 전모 기자가 신성호 선원 천문석씨 부부의 상봉 장면을 보도하면서 ’납북’,’나포’ 등의 표현을 사용했다며 현지 송출을 막은 데 이어 21일 이들 방송 기자의 취재를 제한해 갈등이 빚어졌다.

이에 남측 공동취재단은 2명의 기자에 대한 취재 제한은 공동취재단에 대한 제한 조치로 받아들인다며 공동 중식과 삼일포 공동참관 등 일부 행사에 대한 취재를 거부하기도 했었다.

북한은 지난해 제12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때도 남측 방송 기자가 ’납북’이라는 표현을 썼다며 현지 송출을 제한하고 일부 기자의 취재수첩을 빼앗는 등 물의를 빚은 바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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