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만들어 놓으면 어떡하나요. 숨이 막힙니다.”

지난해 12월 중국 내 한국국제학교에 2차례에 걸쳐 진입하며 남한행을 시도하다 중국 공안에 연행된 이춘실(36)씨가 끝내 북송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서울에 살고 있는 친언니는 망연자실했다.

21일 외교통상부 브리핑에 앞서 오후 3시쯤 당국자로부터 동생의 북송 소식을 전해 들은 이씨는 ’숨이 막힙니다. 앞이 캄캄합니다’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수년 전에 탈북, 한국국적을 취득한 이씨는 막내 동생 춘실씨의 남한행을 돕기 위해 베이징(北京) 한국국제학교에 함께 들어가다가 중국 공안에 붙잡혀 눈 앞에서 동생이 끌려가는 것만을 지켜봐야만 했다.

특히 체포 직후 동생이 극약을 먹어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는 연락을 받은 뒤로는 백방으로 동생의 구명을 위해 쫓아다녔다. 지난해 12월 북한인권국제대회장에서도 각국 관계자들에게 동생의 구명을 호소했다.

이씨는 동생의 북송을 막기 위해 유엔과 미국, 영국, 포르투갈 등 이름이 알려진 국제 인권단체마다 팩스를 보내 도움을 요청했다. 팩스송신 비용만 100만원 넘게 들었다.

이씨는 “외교부에 수없이 전화를 하고 담당자에게 메모를 남겨 놓았으나 연락이 되지 않았으며 심지어 담당자가 휴대전화 전원을 꺼놓기도 했다”면서 “나중에 외교부는 인사이동으로 인해 담당자가 조정돼 그렇게 됐다고 변명하더라”라며 당국의 무성의에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결과가 중요한데 이렇게 되다니...”라며 “이제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면서 중국 측이 2월 15일에 북송하고 한달 넘게 지난 뒤에야 그 사실을 한국에 통보한 것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동생 춘실씨는 북에서 남편이 사망하자 2004년 5월 아들과 함께 탈북했으나 그 직후 아들마저 병으로 숨져 남한에 살고 있는 가족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하고 있다.

한편 춘실씨는 지난해 11월 30일 중국 다롄(大連) 국제학교에 진입을 시도했다가 거절당한 뒤 사흘 후인 12월 2일 베이징 한국국제학교에 자녀학교 입학문제 상담을 한다면서 진입을 시도하다가 중국 공안에 연행됐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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