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16일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 보고서에서 북한을 폭정체제로 규정하고 북핵문제를 ‘심각한 도전’으로 주장하는 등 부정적인 시각을 그대로 드러냈다.

반면 한국에 대해선 최근 북핵 문제에 있어서의 공조,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등을 언급하며 ‘동맹’을 강조했다.

▲북핵.위폐.군사적 위협 포괄적 지적 = 보고서는 북한을 이란, 시리아, 쿠바, 벨로루시, 미얀마, 짐바브웨와 함께 폭정체제로 규정했다. 한때 ‘북한=폭정의 전초기지’라고 명명했던 미국의 부정적 인식에 변화가 없음을 드러낸 것이다.

또 북한의 핵개발 문제를 거론, “북한은 국제적인 의무를 위반하면서 소형 핵무기와 불법적인 핵프로그램을 내세우며 동북아지역을 계속 불안하게 하고 국제사회에 도전하고 있다”며 이란과 함께 ‘심각한 핵확산 도전세력’으로 평가했다.

뿐만아니라 “북한은 이중적이고 협상결과를 잘 지키지 않는 고약하고 오랜 전력을 갖고 있고 과거에 미국을 동맹국들로부터 이간시키려고 시도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번엔 미국이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과 북한이 현존하는 핵프로그램을 모두 포기해야 한다는 컨센서스를 성공적으로 이뤘다며 북핵공조를 평가했다.

또 보고서는 미국이 북핵문제와 관련, 냉전시대 라이벌이었던 러시아, 중국과 한 목소리를 낸 데 대해 “북한에게 핵프로그램을 압박하는 데 있어 역사적 라이벌과 이례적인 공조를 이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 “작년 9월 19일 북핵 6자회담 참가국간에 서명된 공동성명에서 북한은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프로그램을 폐기키로 합의하고 공동성명에선 또 관계당사국들이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와 아시아에서의 안보협력을 증진하는 방안을 모색키로 합의했다”고 소개하며 북핵 6자회담의 성과를 나름대로 평가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이란의 경우처럼 북핵문제에 대한 선제공격 가능성 등에 대해선 직접 거론하지 않은 채 “미국은 6자회담 참가국들과 북한으로 하여금 이런 합의사항을 이행토록 게속 압력을 가해 나갈 것”이라고만 밝혔다.

북한에 대한 미국의 우려는 북핵문제에 국한되지 않았다.

보고서는 “북한은 미국의 달러화를 위조하고, 마약을 거래하는 등 불법활동에 관여하고 있으며 군사력으로 한국을 위협하고, 미사일로 주변국을 위협하고 있으며 주민들을 짐승처럼 다루고 굶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보고서는 “북한 정권은 이런 정책을 바꾸고, 정치 시스템을 개방하며 주민들에게 자유를 줄 필요가 있다”면서 “북한 정권의 나쁜 행동이 야기하는 효과에 맞서 국가적, 경제적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계속 취해 나갈 것”이라며 단호한 대북 입장을 확인했다.

한미관계와 관련, 보고서는 “미국은 번영되고 민주적인 통일된 한반도에 대한 비전을 한국과 공유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또한 한국의 민주주의와 해외에서의 진보에 대한 다짐을 공유하고 있고, 21세기에도 동맹을 유지하기 위해 그런 공통된 비전을 행동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동맹을 강조했다.

이어 한국이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과 함께 지역경제 및 세계경제의 성장엔진이 되고 있음을 언급하고 한미 FTA 협상 추진 사실도 적시하며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한국의 위상을 강조했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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