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6자회담 우리 측 수석대표인 천영우(千英宇) 외교통상부 외교정책실장은 9일 “북한이 BDA(방코 델타 아시아 은행)에 관한 불법활동 의혹을 다 해소해야 하고 최소한 어떻게 해소하겠다는 방법을 제시해야 BDA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 실장은 중국 측 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과 회동을 위해 베이징으로 떠나기에 앞서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달 7일 위폐 및 금융제재 문제와 관련한 북미회동에서 북측이 BDA에 대한 제재조치 해제를 6자 회담 재개의 최소 조건으로 제시한데 대해 이 같이 언급했다.

그는 이어 “이 문제(BDA건)는 이 문제 대로 따로 해결되어야 할 것”이라며 “우리는 6자회담이 BDA 문제와 관계없이 회담 자체로 재개되고 진전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7일 북미 뉴욕회동에 대해 “일단 양측이 상호 입장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봐서 유익한 만남이었다고 보고 있으며 북한이 설명을 듣기 위해 제 발로 뉴욕에 갔다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이번 회동이 6자회담 재개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천 실장은 뉴욕회동에서 북측이 제시한 금융문제와 관련한 북미 비상설협의체 구성안에 대해 “미국과 북한 측에서 그 유용성을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중요하다”면서 “비상설협의체 안은 미국이 생각해보지 않은 아이디어이니 미국의 검토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측의 제안 내용이 미국 입장에서 수용 가능한지, 아니면 그런 북한의 의사를 다른 방법으로 수용할 대안이 있는지 앞으로 미국에서 검토해야 하고 그 검토 결과를 들어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 실장은 10일로 예정된 우다웨이 부부장과의 회동에 대해 “현 상황을 평가하고 앞으로 회담이 재개됐을때 회담 진전을 위해 어떻게 협조할 것인지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6자회담 재개 전망을 묻는 질문에 “북한이 뉴욕회동 후 아직 회담에 복귀한다는 이야기를 안한 만큼 현단계에서 언제 재개될 것인지 예상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빨리 회담이 재개되면 좋지만 언제 회담이 재개되느냐 보다 재개됐을때 의미있는 진전을 이룰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천 실장은 향후 일정과 관련,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내주 중 다른 6자 회담 참가국을 방문할 생각”이라며 “가까운 나라를 가게 될 것 같다”고 말해 일본 또는 러시아측 회담 대표와 내주 중 만날 계획임을 시사했다.

천 실장은 10일 오전 우 부부장 등 중국측 6자회담 관계자들을 만난 뒤 같은 날 저녁 추이톈카이(崔天凱) 외교부 국제기구담당 부장조리(차관보급)와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만찬회동을 갖고 11일 귀국할 예정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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