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제재·위폐문제 北-美 견해차 뚜렷
종전 주장 견지, 美 입장 탐색할 듯


북한의 리근 외무성 미국국장이 7일부터 뉴욕에서 열릴 미국과 공식접촉에서 위조화폐문제 등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일지 주목된다.

북한은 미국의 금융제재 문제와 위조화폐 문제에 관해 ’정치적 접근’을 바라고있다.

미국이 위폐 문제를 거론하고 있지만 금융제재는 현 부시행정부의 대북적대시정책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은 이번 접촉에서 그동안 내놓은 주장들을 그대로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달 28일 “우리(북)는 위조화폐 제조와 유통의 피해자”라며 미국의 국제금융체계 가입 방해로 달러를 현금으로 거래할 수밖에 없었고 그 와중에 무역대금으로 받은 돈에서 위조화폐가 끼어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본의 아니게 유통에 관련이 되어있기는 하지만 제조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강변하고 있는 셈이다.

외무성 대변인은 도 “미국은 자국 화폐를 보호하기 위해 우리에 대한 금융제재를 해제하고 정상적인 은행거래와 관련한 상호 협력을 실행해 나가야 한다”고 정치적 해결을 강조했다.

결국 리근 국장도 이번 접촉에서 미국의 주장을 청취하는 가운데 이같은 입장을 견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미국은 이번 접촉이 기술적인 대화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애덤 어럴리 국무부 부대변인은 북미 간 뉴욕접촉을 발표하면서 이번 접촉의 성격을 ’북한의 불법금융활동에 관한 미국의 조사내용과 조치, 북한측이 제기한 의문점에 대한 설명을 위한 것“이라며 ”금융, 사법 등의 기술전문가 간 논의“라고 규정했다.

따라서 미국은 이번 접촉에서 그동안 수집한 증거들을 제시하면서 위조화폐 제조와 관련된 북한의 불법행위에 대해 따질 것으로 보인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남북관계연구실장은 ”설령 북한이 위조화폐를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인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접촉은 국제사회가 지켜보는 가운데 미국의 입장을 들어보고 문제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을 보이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입장 차이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이번 접촉을 통해 미국이 원하는 문제해결 방안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행동방향을 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제재에 대해 ’핏줄을 조이는 행위’라는 표현을 사용할 정도로 다급함을 표시하고 있는 북한의 입장에서 이 문제를 방치하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자는 ”현재로서는 뉴욕접촉에 나서는 북한의 입장을 예상하기 쉽지 않다“며 ”북미 간에 입장차이가 명확한 것은 사실이지만 협의를 통해 줄여나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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