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안정과 평화 위해 늘 기여할 준비”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5일 “차기 유엔 사무총장이 아시아에서 나올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일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과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또 “개인적으로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달성을 위해 기여할 준비가 항상 돼 있다”며 북한-이집트의 친밀한 관계를 활용해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노 대통령의 6∼9일 이집트 방문을 앞두고 연합뉴스와 한 서면인터뷰에서, 한-이집트 양국 간 현안과 관계증진 방안 등을 포괄적으로 언급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차기 유엔 사무총장에 한국의 반기문 외교장관이 출마를 선언한 것과 관련, “반 장관을 비롯한 여러 아시아 출신 후보들이 출사표를 던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반 장관에 주목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북한을 4차례 방문하고 99년 서울을 방문했던 무바라크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서울과 평양을 오가는 셔틀 외교를 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남북한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 갈등을 극복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집트는 남북한 모두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휴전선으로 나뉜 양국과 국민이 갈등의 폭을 좁히는 노력에 이집트는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중동평화의 중재자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맡아온 무바라크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중재자로도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돼 주목되고 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오는 7일 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는 한반도와 동북아 문제, 이라크 사태를 포함한 중동문제 등을 포괄적으로 논의하고 양국 간의 무역, 경제, 투자, 관광 분야의 협력증진 방안도 집중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이집트 투자진출과 관련, “한국 기업들의 이집트 투자는 현재 1억7천800만달러에 그치고 있고, 석유, 방직, 자동차, 전자 등 일부 업종에만 투자가 집중돼 있다”며 한국 기업들의 추가적인 투자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한국과 이집트는 이중과세 방지, 투자촉진 등을 위한 여러 협정과 의정서를 체결해 놓았고, 이제는 이런 협정들을 추진할 때가 왔다”며 노 대통령의 이집트 방문으로 양국 기업인들간의 교류가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양국의 자원 에너지 분야 협력에 대해 “이집트는 지난해 한국에 3억 달러의 석유ㆍ가스 제품을 수출했지만 액화천연가스(LNG)의 경우 지난해 한국 수출액이 4천만달러에 불과했다”며 LNG 분야를 양국이 앞으로 관심을 갖고 협력확대를 논의해야할 대상으로 꼽았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아인샴스대학에 한국어과가 설치된 것과 관련, “양국 간에는 예술, 문학, 학문 등의 분야에서 많은 교류가 있어 왔고, 특히 관광 분야에서 급속한 발전을 이뤘다”며 이로 인해 한국어 교육의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집트를 찾는 한국인들에게 한국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덧붙였다. /카이로=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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