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남북 상생의 공동 번영구역이자 평화 구역으로 추진하는 개성공단에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미국 행정부와 의회, 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개성공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개성공단을 매개로 한 정부의 한반도 평화번영 정책이 탄력을 받게 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18∼20일 방한한 피터 획스트러 미 하원 정보위원장은 20일 국회 정보위 의원들을 만나 개성공단의 실효성에 관심을 표명한 데 이어 이종석(李鍾奭) 통일부 장관과도 면담해 개성공단의 개발 현황과 향후 추진계획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통일부 관계자는 “획스트러 위원장이 먼저 개성공단에 관한 질문을 던졌고 상당한 관심을 갖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21일 전했다.

미국측의 개성공단에 대한 관심은 지난 해 12월 정동영(鄭東泳) 당시 통일부 장관의 미 의회 및 행정부 관리와의 미국 면담 때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당시 데이비드 샘슨 상무부 부장관은 “개성공단 사업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평가한다”면서 “미국은 개성공단 사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고,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도 “그런 형태의 북측과의 상호 소통은 상당히 좋은 것으로 본다”고 평가한 바 있다.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안보담당 보좌관 역시 개성공단 근로자의 월급과 근로 여건 등 상당히 많은 질문을 하면서 관심을 표명한 데 이어 추후 별도의 브리핑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기대했다고 정부 당국자는 전했다.

척 헤이글 상원의원, 짐 리치 하원 아태소위원장, 리사 머코스키 상원 동아태소위원장 등도 개성공단 현황에 높은 관심을 보이면서 현재 한반도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사례라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해 11월2일 주한 유럽연합상공회의소 회원들이 개성공단을 단체 방문한 것을 계기로 개성공단을 방문하는 외국인들도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성공단에 대한 외국의 이같은 관심이 당장 투자를 염두에 둔 것인 지 아니면 단순한 호기심 때문인지는 명확치 않지만 정부의 평화번영 정책을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남북 공동의 번영과 평화,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한 남북 경제공동체 구축이라는 실리를 추구하면서도 대북 정책에 대한 홍보도 겸하는 일석이조 이상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것이 정부 관계자들의 평가이다.

그러나 위폐와 이에 따른 금융제재 문제로 북측과 대립하고 있는 미국이 개성공단에 대한 관심을 즉각 자국의 대북 정책에 반영할 것으로 보는 시각은 적다.

통일부 당국자는 “미국의 개성공단에 대한 관심은 일단 이를 통해 북측의 개혁.개방 의지가 어느 정도 인지를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와 함께 북측의 대남 관계 수준에도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에 임하는 북측의 태도를 통해 개혁개방에 대한 의지는 물론 대남 관계에 대한 북측의 의도를 가늠하려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해외 주재 대사와 대표부 대사, 임지 부임을 앞둔 대사 내정자 등 99명은 18일 버스편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방북, 개성공단을 함께 둘러본 뒤 ‘해외에서 말로만 듣던 남북 공동번영과 평화의 상징을 직접 목도한 것이 앞으로 외교활동에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고 한다.

이와 함께 국정홍보처는 다음 주에 국내에 주재하는 외신기자단의 개성 방문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 “(북측이) 개성공단에 대해 조금 더 오픈된 자세가 아닌가 싶다”고 했고 다른 당국자는 “북측이 개성공단 투자유치나 공단개발, 개성공단 제품 판로 개척에 도움이 된다면 초청장 발급에 전향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개성공단에 대한 외국의 인식이 지금 당장 자국의 한반도 정책에 반영되지는 않더라도 지속적으로 관련 정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될 것임을 기대하게 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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