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신 회견…“내실 기하면서 착실히 추진”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은 14일 “정부는 국력 신장과 국민 지지에 힘입어 국제사회 발전에 더욱 기여하고자 차기 유엔사무총장 후보에 저를 추천했으며 저는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다음은 반 장관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입후보 관련 모두발언과 일문일답이다.

◇ 모두발언

먼저 금일 오전 유명환 외교부 제1차관이 발표 했듯이 제가 차기 유엔사무총장에 입후보하게 됐다. 우리는 유엔과 함께 정부수립 과정 및 그간 유엔이 추구한 이상과 목표인 평화와 안전, 경제발전, 민주주의, 인권 등에서 모범국가로 발전해왔다.

정부는 이제 신장된 국력과 국민의 지지에 힘입어 국제사회 발전에 더욱 기여하고자 저를 추천했고, 저는 이를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이와 관련, 국민 여러분과 유엔 회원국 등 국제사회의 많은 지지와 성원을 부탁 드린다.

◇ 일문일답

-- 유엔사무총장 출마 사실을 북측에도 통보했나, 북측의 반응은. 사무총장으로 선출되면 북핵 해결에 어떤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나.

▲북한을 비롯해 모든 유엔 회원국 외무장관에게 외교경로를 통해 출마 사실을 전달했다. 북한에 대한 통보 경로나 반응 등을 이 자리에서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유엔사무총장에 당선되면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조기 해결에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유엔 개혁에 대한 구상은.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효율적이고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한 유엔의 변화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요구가 있다. 이런 문제를 유엔은 겸허히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유엔 개혁과 관련해 여러 방안이 있겠지만, 첫째 제도적.체계적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제도적 개혁과 관련, 이미 작년 유엔 특별정상회의에서 평화군축위원회 신설과 유엔인권이사회 신설을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대한민국은 적극 찬성입장을 취해왔다.

또 일시적 개혁보다는 국제사회의 모든 도전에 유연히 적응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혁이 돼야 한다. 총회의 기능과 권능이 강화돼야 하고, 안보리 개혁 등도 계속 관련국과 협의, 개혁을 해야 한다.

아울러 여러가지 유엔의 정책적 문제와 관련해 많은 결의와 결정이 채택됐는데 이런 문제에 대해 우선 순위를 매겨 이행이 잘 되도록 하겠다.

특히 최근 유엔 사무국 관리 문제와 관련, 개혁 요구가 높다. 유엔이 좀더 투명한 절차속에서 결과 지향적인 업무수행 행태를 갖도록 많은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

일종의 문화를 바꿔야 한다. 마인드 셋(mind set), 컬쳐(culture) 등에 대한 전반적 개혁이 필요하다. 이런 문제에 대해 회원국과 광범위한 의견교환을 통해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방안이 나와야 하며, 앞으로 관련국과 협의해 나가겠다.

--조용한 선거운동을 강조하고 있는데, 구상하는 선거운동 방법은. 어릴 때부터 유엔사무총장 꿈을 꿔왔나.

▲선거 방안은 대외적으로 공개하는 것보다는 내부적으로 내실을 기하면서 착실히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사무총장 선출에 대해 유엔 회원국들의 판단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회원국의 긍정적 판단을 위해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겠다. 유엔 문제를 심층 연구, 협의해서, 내부 조직을 활용해서 선거를 조용히 하도록 하겠다.

아울러 개인적 질문이지만 제가 그런 생각을 가졌다고 말하기는 어렵고, 그러나 제가 그렇게 계획했던 것은 아니지만 과건 36년간 공직생활에서 10여년 이상을 유엔과 관련된 업무에 직접 종사했다. 그 과정에서 유엔사무총장 및 유엔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

최근에는 유엔 총회의장 비서실정으로 근무했고, 또 장관으로 근무하는 과정에서 국제사회의 발전과 유엔 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기대해 본 것도 사실이다.

--유엔 분담금 체납이 사무총장 선거에 발목을 잡는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선거과정에서 체납된 분담금 조기에 낼 생각은.

▲우리가 유엔 분담금을 체납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1억2천만달러 정도를 체납하고 있다. 제가 후보로 출마를 발표한 이런 계기에 분담금 체납은 바람직스럽지 않다. 이와 관련, 정부 예산당국과 협의를 해보겠다.

--(한국주재 일본기자) 유엔사무총장 출마 개인적으로 환영하고 좋은 성과를 기대한다. 앞으로 유엔이라는 국제무대에서 한일간의 협력이 좀더 넓은 시야에서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는데.

▲일본은 유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국가다. 세계에서 유엔 분담금 규모도 2번째로 많다. 또 현재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이기도 하다.

아울러 차기 유엔사무총장은 아시아에서 선출되어야 한다는 일측의 입장표명에 대해서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특정 유엔 사무총장 후보의 지지 및 태도 문제와 관련, 특히 저의 입후보 문제와 관련, 일본 정부가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발전 맥락에서 검토해줄 것을 기대한다.

--(한국주재 일본기자) 한일간 차관회담이 준비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에 대한 설명과 앞으로 해외출장 일정은.

▲한일 외교 당국자간에 교류나 협의는 계속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현재 한일 양국은 정치적 측면에서 약간 경색관계에 있지만 지난 번 저의 일본방문을 포함해 외교 당국자간 교류, 협력은 계속돼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차관급 협의는 아직 일정이 정해진 것이 없다. 해외출장 계획은 현재 구체적인 것은 없지만 앞으로 몇가지 다자간 국제회의에 적극 참여하고 그런 계기를 통해 관련국과 사무총장 진출문제에 대해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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