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개성공단에 진출한 기업들이 통행(通行), 통신(通信), 통관(通關) 등 이른바 '3통(通) 문제'로 큰 곤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은행이 13일 내놓은 '개성공단 진출기업 애로사항 및 협력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복잡한 북한 방문 절차와 통신시설 미비, 물자 국경통과 지연 등으로 경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우선 개성공단 방문을 위해서는 초청장 신청과 방북교육을 받은 뒤 초청장이 발급되는 데만 10~15일을 기다려야 하는 등 보통 한달이 걸리기 때문에 적기에 방북을 하는 것이 어려운 것으로 지적됐다.

실제로 기계가 고장나서 이를 수리하기 위해 기술자가 공단에 도착할 때까지 한달 동안 조업을 중단하고 마냥 기다리는 경우가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통신의 경우 1회선당 기본료가 월 10달러로 남한의 2~3배에 달하고 분당 통화료도 훨씬 비싼 데다 인터넷과 휴대전화 서비스는 아예 되지 않아 효율성 저하의 요인으로 지목됐다.

또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제품을 남측으로 반출하는 경우 해외로 수출하는 것보다 더 복잡한 수속이 필요하고 사소한 물자의 반입도 국경통과 절차를 거쳐야 하는 등 통관 문제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정부의 예산운영에 따라 남북협력기금의 대출이 제한되고 시중은행으로부터의 대출도 거의 불가능해 자금조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최근 북한 근로자들 가운데 근무 태만자나 기능 습득 저조자 등이 속속 발생하고 있는 데다 결근율이 4~5%에 달해 업무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산은 관계자는 "건축비, 물류비, 연료비 등이 남한보다 비싸고 각종 부대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근로자 보수규정도 명확하지 않아 향후 논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부분의 문제들이 정부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들로 적절한 지원체계와 해결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는 2012년 완공 때까지 개성공단에서 발생하는 자금 수요는 약 14조8천201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이 보고서는 추산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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