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통일 내정자 청문회 때문인듯

통일부가 북한이 지원 요청한 비료 양을 사실상 축소해 발표하고, 북측의 요청 사실도 8일이나 늦게 공개, 물의를 빚고 있다.

이봉조(李鳳朝) 통일부 차관은 9일 정례브리핑에서 “북측이 적십자사로 보낸 전통문에서 우선 봄 비료로 15만t의 지원을 요청해 왔다”며 “이와 함께 구체적인 제공 일정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예년 수준의 지원을 요청해 왔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예년 수준에 대해 “30만t으로 본다”고 설명하는 등 북측이 전통문을 통해 요청한 총량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북한은 우선 2월 말부터 봄철 비료 15만t을 보내주고 추후에 30만t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은 지난 1일 비료 지원을 요청하는 전통문을 보냈으나, 통일부는 별다른 설명 없이 9일에야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일부에서는 지난 6일 이종석 통일부장관 내정자에 대한 국회 청문회에서 이 문제가 나오는 것을 피하기 위해 공개를 미룬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비료 50만t 지원을 요청했고, 우리측은 35만t을 지원했다. t당 비용이 40만원 정도이기 때문에 45만t을 모두 지원할 경우 1800억원이 들 전망이다.
/김민철기자 mc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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