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국방·정보까지 지휘할수 있나”

이종석(李鍾奭·사진) 통일부장관 내정자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을 겸하는 문제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는 6일 청문회를 마쳤다. 그러나 7일까지 이를 놓고 의원들 간에 “된다” “안 된다”는 의견이 엇갈린다.

“통일분야 전문가지만 경험 모자라”

李내정자 “어려움 극복할 수 있다”

◆ “외교·국방·정보까지 관할 안돼”

통외통위는 7일 인사청문 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이었다. 눈이 오는 바람에 8일로 연기됐지만 보고서 내용은 여야 간사 간 거의 합의됐다. 여기에는 ‘통일부장관의 NSC 상임위원장직 겸직문제와 관련, 겸직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특정부서의 장이 외교·안보·국방을 모두 지휘할 수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문제 제기인 셈이다.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도 청문회에서 “북한이 국제법을 어기거나 도발을 할 경우 통일부의 입장과 외교정책 방향이 충돌할 수 있는 만큼”이라고 겸임 반대 이유를 밝혔다.

이런 지적은 그러나 정동영 전 장관이 겸임했을 때에는 나오지 않았었다. 더구나 현재의 NSC는 청와대 안보실의 신설로 인원과 기능이 대폭 축소됐는데도 그렇다. 여당 대선주자라는 여권 내 위상이 이 내정자와 같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청문회에서 이 내정자는 “안보조정장관을 임명하지 않는 한 누군가는 맡아야 할 자리로, 대통령께서 여러 상황을 고려해 판단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 “경험 부족”

통외통위가 마련한 당초 보고서에는 “NSC 사무차장 재직시 노정된 문제점과 전문성, 업무추진 역량을 감안할 때… 겸직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다수 있다”로 되어 있었다.

이는 특정부서의 장이라서가 아니라 이 내정자는 곤란하다는 얘기인 셈이다. 청문회에서 “통일 분야는 전문가라고 보지만 다른 분야까지도 잘 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NSC 국가 기밀문건 유출 논란의 한가운데에 있는 이 내정자가 겸직할 경우 남북관계 진전은 물론 내정자 개인에게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열린우리당 최성 의원)는 지적이 이런 범주에 포함된다.

또 이 내정자는 NSC 사무차장 이전 10여년간 북한학자로서 연구활동을 했고, 현 정부 출범 후 3년 가까이 NSC 차장을 한 경력을 갖고 있다. 외교·국방·정보 분야를 통합 조정할 수 있는 행정경험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이 내정자는 “부족하지만 겸직했을 때 닥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대열기자 dykw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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