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행적이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중국 장시성 난칭시를 통과하는 23량짜리 특별열차가 16일 일본 NHK 방송 카메라에 잡혔다. /연합

“김 위원장은 중간중간 감탄하는 표정을 지으며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더군요. 또 항구 전경이 보이는 11층 옥상에도 올라가 둘러봤습니다.”

세계 4위의 컨테이너 항만이자 선전(深?)항구의 최대 주력항인 옌톈(鹽田)항. 이 항만 중앙관제탑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지난 15일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 방문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김 위원장이 이곳에 도착한 것은 15일 오전 9시 20분쯤. 선전 시내 중심가를 출발해 차량으로 40분 정도 떨어진 옌톈항에 도착한 뒤, 20여 분간 현장을 둘러보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직원은 “회색 복장에 선글래스를 쓴 김 위원장이 장더장(張德江) 광둥성 서기와 리훙중(李鴻忠) 선전시 서기 등과 함께 왔다”며 “김 위원장은 셰진톈(謝錦添) 옌톈항 총경리의 영접을 받은 뒤 항만에 대한 브리핑을 받고 항만 운영과 성공 비결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옌톈항의 중앙 관제탑 격인 컨트롤 타워 8층에 있는 ‘컨트롤 & 플래닝 룸(control & planning room)에 들어와, 일반 직원용 책상에 직접 앉아 24시간 전자동(全自動) 항만운영 및 접안 시스템 운영 방법을 셰 총경리로부터 설명받았다고 당시 근무했던 직원들이 밝혔다.

옌톈항은 1994년 아시아 최대 재벌 리카싱(李嘉誠) 회장이 이끄는 홍콩 허치슨왐포아 그룹과 COSCO·머스크 등 세계적 해운 선사들과 중국 옌톈집단이 합작으로 세운 항구로, 중국 전체 수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광둥(廣東)성 최대 수출항이다.

한 직원은 “2003년 후진타오(胡錦濤) 국가 주석과 2004년 9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방문 때보다, 이번 김위원장 방문 때 경호 강도가 훨씬 높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 일행은 선전시 룽화(龍華)구에 있는 반도체 메모리 전문 생산업체인 화웨이집단(華爲集團)을 찾아 20여 분 동안 머물렀다./선전[深川]=송의달특파원 edso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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