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 행적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앞으로 언제까지 어느 지역을 방문할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 위원장이 중국과 러시아 방문에 이용하는 특별열차가 중국과 북한 접경지역인 단둥(丹東)을 통과한 것으로 확인된 이후 포착된 정보를 종합해 보면, 그는 상하이와 우한을 거쳐 13일 광저우(廣州)에 도착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의 숙소인 광저우 바이톈어(白天鵝)호텔이 오는 15일까지 일반 투숙객의 예약을 받지않고 있는 점으로 판단할 때, 김 위원장은 이르면 14일께 선전(深천<土+川>)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김 위원장은 방문지역마다 대략 이틀 정도 머문 것으로 파악되지만, 그가 묵을 것으로 예상되는 선전 우저우(五洲)호텔은 19일까지 국제회의를 이유로 일반인을 받지 않는다는 점을 미루어 선전에서는 조금 오래 머물 가능성이 크다.

이번 방중이 덩샤오핑(鄧小平)의 남순(南巡)에 비유되듯이 본격적인 개혁.개방 을 위한 준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중국의 첫 경제특구인 선전을 더욱 심층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체재기간을 조금 늘려 잡을 수 있다고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선전 주변의 주하이(珠海) 경제특구와 산터우(汕頭)경제특구도 둘러볼 대상지로 꼽을 수 있다.

김 위원장이 선전을 끝으로 경제 순방을 마치면 베이징으로 이동하는 날짜는 17일이나 18일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으로 이동한 날 저녁에 중국 최고지도자들과 만찬을 하고 그 다음날 정상회담을 한 후 방중 일정을 마무리하고 귀국길에 오르는 것이 통상적인 수순이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 기간은 종전보다 훨씬 긴 열흘 안팎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2000년 이후 3차례에 걸친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기간은 2000년 5월29일부터 31일까지 3일간, 2001년 1월15일부터 20일까지 6일간, 2004년 4월19일부터 21일까지 3일간으로 그리 길지 않은 편이었다.

그러나 지난 2001년에는 특별 전용열차편으로 7월26일부터 8월18일까지 무려 24일간에 걸쳐 러시아를 방문, 북.러 모스크바선언이라는 두 나라 관계에 중요한 문건에 서명한 전례도 있다./베이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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