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채권을 가지고 있는 서방 은행들이 발행한 채권이 국제시장에서 액면가의 5분의 1 수준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아시아방송은 13일 "북한 채권의 거래를 대행하고 있는 영국의 이그조틱스 (Exotics)에 따르면 최근 들어 (이 채권이 1달러 당) 20∼21센트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며 "거래량은 많지 않고 거래도 아주 드물게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방송은 그동안 10센트대에서 거래되던 북한 채권이 20센트선으로 오른 것은 제4차 6자회담에서 북한의 원칙적인 핵포기를 합의한 9.19공동성명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북한은 1970년대 초 오일쇼크 등으로 100여개의 서방은행으로부터 14억 달러를 빌렸으나 북한이 갚지 못하자 서방 채권단은 1987년 북한의 채무불이행 상태를 선언했다.

이어 일본과 유럽의 은행은 1994년부터 받을 돈의 절반 가량을 채권으로 만들어서 팔기 시작했으며 달러당 10센트를 조금 넘는 수준에 머물던 북한 채권은 지난 1990년대 중반 북한이 식량위기로 곧 붕괴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한 때 1달러당 60센트 가까이 치솟기도 했다.

마커스 놀랜드 미국 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 방송과 인터뷰에서 "북한 정권이 무너질 조짐을 보이면 채권 수요도 많아져 가격이 오르지만 생존이 연장되는 상황에서는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며 "최근 몇 년 동안 북한정권이 안정을 보임에 따라 북한 채권 가격도 큰 폭으로 변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연합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