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헌철 SK㈜ 사장은 12일 중국 수출뿐 아니라 북한에 석유제품을 공급하는 전초기지로서 활용하기 위해 인천정유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신 사장은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전력에 이어 에너지 부문에서도 남북교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며 이같은 상황이 도래하면 인천정유가 가장 유리한 입지적 특성이 있다고 판단해 인수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신 사장은 정부와 사전 논의 여부를 묻는 질문에 “당국과 이와 관련한 대화를 나누지 않았지만 정부에서도 에너지 교류에 대한 복안을 마련하지 않았겠느냐”며 에너지 남북 교류 성사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인천정유 고도화설비 투자 계획에 대해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없지만 누룽지(원유를 정제하고 남은 찌꺼기)를 누룽지탕으로 만들어 팔아야 수익성이 제고되는 만큼 인천정유에는 반드시 고도화설비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신 사장은 또 올해 유가 전망을 묻는 질문에 “연말에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55달러 전후에 달하는게 회사 입장에서는 적정선”이라며 “국내 뿐 아니라 아시아 지역의 정유사들이 산유국에 대해 공조를 취하는 것이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신 사장은 이밖에 신약 부문에서는 간질 등 중추신경계 질환 치료물질이 이르면 2008년께 글로벌 제약사들로부터 라이센싱 기술료 수입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SK㈜는 올해 중국, 일본 등 아태지역 중심의 석유제품 수출선을 미국, 유럽, 호주지역으로 다변화하는 등 올해도 수출 확대를 위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SK㈜는 작년 수출 실적이 전년 대비 23% 늘어난 100억 달러 이상을 기록했으며 전체 매출 대비 수출 비중이 47%에 달했다.

SK㈜는 석유사업의 경우 수출선 다변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중국 중심의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발 및 마케팅에 주력하고, 인천정유 조기 정상화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작년 수출 비중이 63%에 달한 화학사업의 경우 수출선 다변화는 물론 중국을 트레이딩 거점으로 삼아 수출 물량을 연간 250만t 이상으로 확대키로 했다.

윤활유 사업의 경우 러시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중국에서는 국내 자동차업체들과 협력을 강화해 시장 확보에 나서는 한편 인도 시장 진출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SK는 밝혔다.

SK㈜의 윤활유 사업은 현재 러시아 수입 시장에서 셸, 엑손모빌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자체 브랜드인 ’ZIC’는 러시아, 중국 등 20여개국에 수출돼 연간 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수출비중이 70%에 육박하고 있는 아스팔트 사업부문은 올해 중국의 서부 대개발 추진에 따른 신규수요 확보를 위해 현지에 생산 거점을 확보하고, 동북3성의 혹한 지역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지금까지 중국 수입시장에서 40%의 점유율을 차지한 노하우를 토대로 향후 사할린, 시베리아까지 진출한다는 장기 전략을 세웠다고 SK는 덧붙였다.

신헌철 SK㈜ 사장은 ”중국 중심의 세계화 전략에 역량을 집중하는 등 지속적 수출드라이브를 통해 2010년까지 수출비중을 60%까지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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