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극비 방문중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11일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 머물다 12일 오전 다음 행선지로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우한공항 관계자에 따르면 11일 이 공항 계류장에서 중국 정치 지도자들이 지방출장 때 이용하는 7인승 비행기 ’걸프 스트림’이 북한 고려항공 여객기와 나란히 서 있는 것이 목격됐다.

고려항공은 우한공항에 정기 또는 비정기 노선을 취항하지 않고 있다.

한 공항 관계자는 “고려항공 민항기가 어제 오전 11시께 도착했고 오늘 오후 확인해보니 이미 떠나고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7인승 비행기도 12일 함께 자취를 감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이 두 대의 비행기를 이용해 김정일 위원장과 시찰단이 전날 우한에 도착해 하루를 머문 뒤 12일 다음 목적지로 출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현지인들의 전언에 의하면 우한의 둥후(東湖)관광지 부근 둥후호텔에 김 위원장 일행으로 보이는 일단의 여행객들이 11일 투숙했고 황쥐(黃菊) 부총리의 모습도 포착됐다.

둥후풍경구는 북한 김일성 전 주석이 1958년 12월 한차례 방문한 바 있는 우한의 명소다.

황 부총리는 상하이(上海)시 당 서기로 있던 2001년 김 위원장의 상하이 방문 당시 그의 상하이 시찰을 안내한 바 있다.

현지인들은 11일과 12일 오전 우한시내 주요 도로와 둥후관광지 부근의 교통이 엄격히 통제돼 심각한 체증현상을 빚었다고 전했고 특히 12일 오전에는 공항으로 연결되는 고속도로의 일반 차량 진입이 통제됐다고 말했다.

한 현지인은 김 위원장이 광섬유 및 광케이블을 제조하는 첨단기업인 창페이(長飛)유한공사를 방문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런 정황으로 미루어 김 위원장 일행이 11일 우한을 방문해 첨단시설을 둘러보고 하루를 묵은 뒤 12일 다음 행선지로 향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 행선지는 남부 경제도시 광저우(廣州)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소식통들은 광저우시 중심지에 위치한 바이톈어(白天鵝)호텔에 김위원장이 투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베이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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