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인권공세’에 경계심

북한은 새해 들어 외부의 사상공세로부터 사회주의를 수호하겠다고 거듭 다짐하고 있다.

9일 조선중앙방송은 “적들의 비열한 사상문화적 침투와 심리모략전을 혁명적인 사상공세로 단호히 짓 부수며 사회주의 제도를 좀먹는 온갖 이색적인 요소들이 추호도 침습할 수 없게 해야 한다”면서 “주체사상, 선군사상 교양을 결정적으로 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년 공동사설도 이와 관련, “(지난해) 미제의 반공화국 고립.압살 책동을 초강경으로 단호히 짓부수고 우리의 사상과 제도, 위업을 굳건히 지켜냈다”며 “우리 식 사회주의 정치사상 진지의 위력을 힘있게 과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발언은 이전에도 계속됐지만 최근 미국이 인권을 앞세워 대북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어 더욱 주목된다.

특히 지난해 미국에서 북한인권법이 제정되고 유엔 총회에서 ’북한 인권상황에 대한 결의안’이 가결되는 등 국제사회에서 북한 인권 문제가 주요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12월 서울에서 북한인권국제대회가 열린 데 이어 올 3월에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제3차 대회가 열린다.

또 최근에는 자유아시아방송(RFA), 미국의소리(VOA) 방송 등에 이어 국내 탈북자들이 운영하는 자유북한방송이 대북 방송을 시작했다.

북한은 이러한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 인권문제가 핵문제 및 금융제재와 함께 한반도 갈등의 한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평양방송도 9일 “지금 제국주의자들이 우리 식 사회주의를 내부로부터 허물어 버리기 위해 반동적인 사상문화 침투 책동과 악랄한 심리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핵문제, 인권문제를 떠들어대며 우리의 사회주의를 고립.압살해 보려는 미제와 그 추종세력의 무분별한 책동으로 우리 조국(북한)에는 시시각각 전쟁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송은 이어 “지난 시기 사회주의가 붕괴된 일부 나라에서는 사회주의에 대한 신심이 점차 희미해졌고 많은 사람들이 자본주의의 화려한 겉치레에 현혹됐다”고 경계심을 높였다.

핵문제는 6자회담이라는 협상 공간이 마련돼 있고 의제가 분명한 반면 ’인권공세’는 일방적이고 점진적으로 이뤄져 체제에 더 위협적으로 받아들여 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북한 인권문제가 한반도의 주요 의제가 되고 미국의 인권공세가 현실화되고 있다”며 “북한은 이러한 압력이 정권교체나 체제붕괴를 노리고 있다고 인식하고 내부 단속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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